나를 지키면서 너를 안아줄 수 있을까.
이 질문은 오래도록 내 마음을 붙잡아 두는 물음이다.
사랑한다는 것은 종종 모든 것을 내어주는 행위처럼 여겨진다.
나의 시간, 나의 마음, 나의 온기를 너에게 다 바치며 너에게 닿으려 한다.
그러나 그렇게 다가가려 할수록 나는 점점 희미해진다.
나를 잃어버린 채 너에게 다가가면, 처음에는 뜨겁고 진실해 보일지 몰라도 결국 남는 것은 공허함과 갈등뿐이다.
나를 지키지 못하면 너를 온전히 안아줄 수 없다는 것을, 나는 여러 번의 아픔 속에서 깨달았다.
사랑은 너에게로 향하는 것이지만, 동시에 나를 지켜내는 일이기도 하다.
내가 나로 서 있지 못하면 너를 향한 마음은 오래가지 못한다.
내 마음이 비어 있으면 너에게 줄 것도 비어 있게 되고, 결국 우리는 서로를 바라보면서도 마음을 나누지 못하는 벽 앞에 서게 된다.
나는 그것이 두렵다.
너를 안아주고 싶은데, 나를 잃어버린 탓에 결국 너를 밀어내게 되는 순간을 마주하고 싶지 않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나를 지키려 한다.
너와 다투지 않기 위해서가 아니라, 너를 더 오래 안아주기 위해서다.
나의 작은 일상과 생각들을 소홀히 하지 않고 챙기는 일,
내 마음을 단단히 세워두는 일,
그것이 결국 너를 향한 사랑의 또 다른 형태라고 믿는다.
나를 지키는 것이 이기적인 선택이 아니라, 너를 향한 나의 마음을 오래 유지하기 위한 준비라는 것을 알아주었으면 한다.
너는 혹시 내가 나를 먼저 생각하는 모습을 보고 서운할지도 모른다.
왜 나에게 모든 것을 주지 않는지, 왜 나보다 나를 먼저 지키려 하는지 의문을 가질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말하고 싶다.
그것은 너를 덜 사랑해서가 아니라, 너를 더 사랑하기 위해서라는 것을.
내가 온전히 설 수 있어야 너를 더욱 꼭 껴안을 수 있다.
내가 나를 잃지 않고 지켜내야, 그 품 안에서 너도 안심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랑은 순간의 감정만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우리는 함께 걸어야 하고, 서로의 빈틈을 채워주어야 한다.
그러나 그 빈틈을 채우기 위해서라도 먼저 나라는 존재가 단단해야 한다.
나를 잃지 않는다는 것은 너를 향한 내 마음을 지키는 또 하나의 방법이다.
내가 무너질수록 우리의 관계도 무너진다는 단순한 사실을, 이제는 외면할 수 없다.
나는 너를 안아주고 싶다.
그러나 그 품이 흔들리지 않으려면 먼저 나를 세워야 한다.
그래서 나를 지키면서 너를 안아줄 수 있을까라는 질문은 결국,
나와 너 모두를 오래도록 품고 싶은 나의 바람이다.
너와 함께하는 순간마다 내가 나로 서 있을 때,
그때 비로소 너를 더 깊이 사랑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나를 지키는 모습은 너를 외면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너를 더 사랑하기 위해 내가 택한 방법이다.
나는 너를 안아주고 싶다.
하지만 그 품 안에서 흔들리지 않고, 상처 주지 않고, 오래도록 따뜻하기 위해 나는 나를 지킨다.
그러니 너도 서운해하지 않았으면 한다.
내가 나를 지키는 만큼, 너를 더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을 믿어주었으면 한다.
결국 사랑은 나와 너 사이의 균형 위에 서 있다.
내가 무너진 채 너를 안는 것은 오래가지 못한다.
그러나 내가 나를 지키면서 너를 안을 수 있다면, 그 사랑은 더 단단해지고 더 따뜻해질 것이다.
나는 그 길을 믿는다.
나를 지키면서 너를 안아주는 것,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오래도록 함께할 수 있는 길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