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은 길고 찹니다
내일 몸살을 앓지 않으려면
나를 더 따뜻하게
안아야 합니다
『나의 아날로그에게』중에서
난 연애가 힘들었는데, 사람들은 "원래 그래"라고 합니다. 사계절 동안 공들여 사랑했는데, 갑자기 세상이 무너졌습니다. 당연히 아파도 되는 건가요? 아직 그 사람을 잊지도 못했는데, 다른 사람을 만나며 잊어보라 합니다. 누구보다도 아름다웠던, 그러나 무척이나 아팠던 사랑을 어떻게 쉬운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짧게 읽을 수 있는 장(掌)편 소설이자 작가의 경험과 느낌이 녹아있는 에세이집입니다. 누구나 한 번쯤 겪어보았을 감정들에 대해 썼습니다. '공감이 위로가 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여러분의 가슴 아팠던 연애를 아름답게 담기길 바랍니다.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널 만나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
지금은 그렇다.
차라리 좀 더 어릴 때 널 만나서 다행이었다.
『나의 아날로그에게』중에서
평생에 없을 13월, 옛 기억의 달입니다.
각 글마다 13월 소제목을 달았습니다.
연애가 그저 밝고, 행복한 것이 아님을
이별이 그저 슬프고, 아프기만 한 것이 아님을
이 에세이를 통해 다양한 감정으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진지하고 무거운 마음으로 썼습니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대신 쓴다는 기분으로, 글 한 편 한 편에 공감을 담았습니다.
공감을 읽고 마음을 씁니다.
안녕하세요. 김희영 작가입니다.
2016년부터 다음 브런치 작가로 선정돼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출간된 책으로는 에세이 『그 순간 최선을 다했던 사람은 나였다』(2018) 와 공저시집인 『커피샵#』이 있습니다. 에세이 『그 순간 최선을 다했던 사람은 나였다』는 대형서점 에세이 베스트셀러로 독자분들께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밤이면 가둬놓은 진심은 튀어나오고 싶어했다. 어둠이 덧댈수록, 별빛이 또렷해질수록 그리움도 더욱 짙어졌다. (...) 네가 없는 마음 속에 조용히 네 이름을 뱉어본다. 온 우주가 또렷하게 제 빛을 내는 밤, 난 내 마음 하나 명확하게 비추기가 힘들다. <13월 01일> - 15쪽
노을이 새까맣게 타서 침몰하고, 차가운 달빛이 떠오르는 새벽, 주광에 반짝거리는 당신의 눈빛을 보아요. 어둠 속에서 당신의 향기는 더욱더 찬란해지고, 당신의 심장 소리에 내가 살아 있음을 느껴요. <13월 19일> - 56쪽
내가 아무리 발악을 쳐도, 너는 이 어둔 새벽길을 걸어오지 않을 것이란 걸 안다. 이 '마지막'을 떼지 못해서, '마지막'에 만들어진 거대한 괴물과 매일 새벽의 긴 꼬리 위에 동침한다. 너를 대신하는 이 괴물은, 눈앞에 형용하지 않으나 제멋대로 뛰어다니며 그날의 잔상을 자꾸만 떠올리게 만든다. <13월 44일> - 114쪽
책 『나의 아날로그에게』
판형 120*185
쪽수 196쪽
값 13,800원
* 후원자명은 기재되지 않습니다 *
* 페이지 수는 변경될 수 있습니다 *
* 내지 디자인은 변경될 수 있습니다 *
(목차와 페이지수는 변경될 수 있습니다)
1부 아름답고 아픈, 연애 _ 12
2부 밉다가도 그리운, 이별_ 82
0.
구역질 나는 그날의 잔상에는 꼭 내가 울고 있었다. 가로등 불빛이 비추는 콘크리트 벽에 등을 기대 눈물을 닦았다. 뭐가 그렇게 슬프고 서러웠던지. 그땐 그만한 이유가 있었는데, 시간이 흐른 지금은 아주 얕아지고 희미해졌다.
아마도 그 사람 때문에 울었던 것 같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을 텐데, 나는 이상하게도 그 사람 때문에 우는 날들이 많았다. 미워서도, 잘못해서도 아니다. 내가 속상해서 그랬다.
그날은 술자리가 오래갔다. 포차에서 술주정을 부리는 사람을 피해 음식물 쓰레기 쌓인 전봇대 밑으로 왔다. 날파리 끓는 자리에서 위액만 게워낸 채 혼잣말하며 울었다. 나쁜 새끼.
그 이후로 어찌 되었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와는 자연스럽게 멀어졌다. 다른 여자가 생겼는지는 묻지 않았다. 아니, 물었던가? 그는 대충 얼버무렸던 것 같다.
행복하게 잘 살라고 뱉었지만, 사실 그 말은 그에게 하는 말이 아니라 나에게 하는 말이었다. 당신 없어도 잘 살겠다는, 일종의 다짐 같은 것이다. 그는 그 뜻을 알아먹었던지, 너도, 라고 대답했다. 그 말 한마디가 이상하게 참 고맙고 뜨거웠다.
한때 그 사람을 사랑했고, 평생을 함께하고 싶었고, 그래서 놓치지 않겠단 욕심까지 부렸지만, 지금은 왜 그렇게까지 그 사람을 생각했는지 잘 모르겠다. 그 사람은 다른 여느 사람들과 다를 바가 없었는데, 내 눈엔 무척이나 잘생기고 멋져 보였다.
내가 먼저 사랑한다고 말했지만, 늘 그 사람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먼저 듣고 싶어 했던 것 같다. 어디를 떠난다고 하면 가지 말라고 붙잡고 울고 싶었던 것 같다. 그런데 헤어질 때 즈음 나는 그러지 않았다. 혼자 울고, 혼자 가슴 아파하고, 혼자 덮었다.
그때보다 연애에 무뎌졌지만, 가끔은 그날의 감정이 그립기도 하다. 그 사람이 그리운 것이 아니라, 어떤 한 사람이 좋아 죽던 그때의 내 마음이 그립다.
그 사람은 잘 살고 있으려나. 이따금 나는, 뜨거운 나를 게워내게 한 그 사람의 안부가 궁금하다.
잘 지내는지, 밥은 잘 먹는지, 그리고 가끔 그 옛날의 우리를 회상하는지.
한때 뜨거웠던 지난 사랑에게, 그리고 이 글 속에 투영한 세상의 모든 '나'에게 이 책을 바친다.
벽에 붙이면 인스타 감성 물씬! 『나의 아날로그에게』 엽서 6종 set
* 펀딩 내 측정된 가격은 1,000원입니다.
* 추후 지역 서점, 이벤트 등을 통해 판매할 경우 가격이 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