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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희영 Mar 17. 2021

기획, 첫 단추를 잘 꿰어야 하는 이유

3장. 베스트셀러를 만드는 비법

 여행 대행사를 통해 여행을 결정할 때, 우리는 패키지 상품을 본다. 여행 대행사는 홈페이지에 어떤 테마와 주제로 여행을 할 것인지 상세히 적어 놓는다. 우리가 여행을 시작할 때 가장 먼저 무엇을 할까? '여행자'라면 세면도구와 여벌 옷, 필요한 물건들을 챙길 것이고, '여행을 이끄는 자'라면 어떤 지역으로 떠날 것인지, 어떤 음식을 먹을 것인지, 숙소는 어디로 할 것인지 꼼꼼히 계획을 세울 것이다.

 독서는 흔히 여행이라고 한다. 독자가 '여행자'라고 하면, 작가는 '여행을 이끄는 자'일 것이다. 작가가 글을 쓰기 전에 반드시 해야 할 것, 바로 독자의 마음을 이끌 책을 기획하는 것이다.


 독자들의 마음을 흔드는 책 쓰기 첫 단추, 기획

 책이 세상에 나오고 마케팅을 시작하는데, 이상하게 책이 팔리지 않는다. 누가 읽어도 멋진 책 같은데 대중들은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하루에 한 권도 팔리지 않는 책이 되어 간다. 왜 그럴까? 누구든 이 책을 읽으면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을 거라고 '착각'하기 때문이다. 이 '착각'은 책의 목적을 흐리게 만든다. 누구에게 필요한 책인지,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명확하게 보이지 않는다. 책이 그야말로 길을 잃어버렸다.

 우리는 살아온 삶이 다르다. 10대, 20대, 30대, 40대…. 10년의 간극은 생각보다 멀다. 마케팅의 가장 큰 착각은 내 책이 전 연령을 다 아우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출판을 목적으로 책을 쓴다면, 반드시 마케팅을 염두에 두고 글을 써야 한다. 우리가 여행을 떠날 때 어떤 지역으로 갈지, 어떤 테마의 여행을 할 것인지 고민하는 것처럼 독자도 마찬가지다. 책의 목적과 의미가 명확하게 잘 보인다면, 한 독자의 마음을 관통하기에 충분하다.

 예컨대 에세이를 쓴다고 가정하자. 이 에세이를 읽으면 좋을 것 같은 독자를 생각해보자. 그런 뒤 어떤 글을 쓸지 고민해보자. SNS 감성으로 쓸 것인지, 정통 수필을 쓸 것인지, 아니면 자기 계발서를 쓸 것인지 말이다.  타겟층은 연령대, 성별 등으로 구분할 수도 있겠지만, 꼭 그렇게만 구분할 수 있는 건 아니다. 특정 사물이나 집단, 사회 현상 등 다양한 주제에 따라 책을 필요로 하는 그룹을 나눌 수도 있다. 만약 사회초년생인 20대분들에게 전할 책을 쓰겠다면, 그와 관련된 감성과 글을 써야 할 것이다. 이때 더 많은 사람에게 책을 팔고 싶은데 20대만 집중하면 의미가 있느냐고 물을 수 있다. 책은 본인이 읽기 위해서도 사지만, 사랑하는 사람에게 선물하기 위해서도 구입할 수 있다.



 만약 세밀한 타겟팅을 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타겟팅한다고 가정해보자. 그렇다면 모든 독자들을 감동시킬 글은 어떻게 쓸 것인가? 타겟이 넓어질수록 글은 공감대를 형성하기 힘들다.

 예를 들어 에세이 한 권을 "이 책을 읽으면 위로가 됩니다"라고 홍보했다고 가정해보자. 과연 위로가 필요한 사람이 저 책을 찾을 것인가? 저 책이 어떤 위로를 줄 것인지, 어떤 말을 할 것인지 알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 세상에 위로를 준다는 책은 무수히도 많다. 저 문구에 특별한 매력이 느껴지지 않는 것이다.

 그럼 타겟팅을 했을 때 어떤 문구를 쓸 수 있을까? 사회초년생인 20대 분들에게 전하는 에세이라면 "이제 막 사회에 발을 디딘 분들에게 위로가 됩니다"라고 홍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 사회초년생 중 위로가 필요한 사람이거나, 주변에 그런 사람이 있다면 책을 한 번쯤 훑어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상황이 있다. 누군가 길을 가다 쓰러졌다. 응급 처치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때 응급처치를 하는 사람이 수많은 사람에게 "누군가 구급차 좀 불러주세요!"라고 외칠 것이다. 그러나 그럴 때 많은 사람은 '누군가 전화하겠지'라는 생각에 구급차를 부르지 않는다고 한다. 이럴 때는 특정한 사람을 콕 집어 "거기, 빨간 안경 쓰신 분! 구급차 좀 불러주세요!"라고 말을 해야 한다고 한다. 타겟팅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특정한 대상을 콕 집어 말한다고 생각하자. 두루뭉술하게 "모든 사람이 읽었으면 좋겠어"라고 말하기보다 "네가 읽었으면 좋겠어"라고 말해보자. 그럼 독자는 그 메시지에 반응할 것이다.

 여행 상품의 다양한 패키지도 취향에 따라 갈리듯, 책도 그렇다. 생각보다 더 세심하고 촘촘하게 타겟팅을 설정해야 한다. 이 과정이 번거롭더라도 기획을 잘 세워놓으면, 후에 책의 제목을 짓거나 표지를 그릴 때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럼 기획을 하지 않고 낸 책은 어떻게 할까? 출판 후에라도 타겟팅을 설정하면 된다. 이 책은 누구에게 필요할지, 어떤 내용이 담겨있는지를 객관적으로 바라보자. 연령대와 취향을 설정하고 그 연령대가 주로 활동하는 곳에 마케팅을 한다. SNS도 좋고, 오프라인 광고도 좋다. 요즘은 다양한 플랫폼이 발달해서 홍보할 수 있는 수단이 많아졌다.

 사람은 복사 붙여 넣기를 하듯 전부 같은 인생을 살지 않는다. 같은 가정, 같은 환경, 같은 직업을 가졌다고 해도 개인의 취향은 다르다. 그러니 당연히 한 작가의 책을 사랑할 수도, 미워할 수도 있다. 모두의 사랑을 받으려고 하면 욕심이 된다. 타겟 설정 후, 독자들이 필요한 글을 쓰고, 독자들이 그 책을 발견할 수 있도록 마케팅을 해야 한다. 그 관심분야를 가진 독자를 위한 글을 쓴다면, 글 안에 감동과 진심이 더 짙게 녹여질 수 있다.

 

독자를 고려해 기획할 것
타겟팅은 세밀하고 촘촘하게 할 것
타겟층을 고려해 홍보 플랫폼을 활용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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