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토록 일기를 쓰느냐고 묻는다면
"감정을 박제하기 위해서"라고 답하겠어요
남몰래 속앓이 하거나 말할 수 없는 감정들,
쏟아냈다가 후회할 것 같은 부끄러운 진심들 있잖아요
사진에 찍히는 행위가 그날의 영혼을 박제하기 위한 거라면
글을 쓰는 행위는 그날의 감정을 새기기 위한 작업일 테죠
날 모르는 사람들이 이 글을 읽었으면 좋겠어요
오히려 저를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말이에요
내 기분에 수군거릴 일 없고
때론 이런 제 생각에 공감해주는 특이한 사람이 나타날 수도 있고
그러다 가끔 비슷한 감정을 가진 영혼끼리 만나 서로 부둥켜안고 울 수도 있는
누구에게도 기댈 수 없는 외로운 영혼들이
제 글에서 만나 함께 울었으면 좋겠어요
그럼 그걸로도 충분히
위로가 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