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출근과 회사 화장실에서 쪽잠... 들쭉날쭉했던 워라밸에도 버틴 이유
가끔은 그런 날이 있다. 쏟아지는 졸음을 주체할 수 없는 날.
병원 홍보팀에서의 생활을 다시 떠올려보자면, 출퇴근의 경계가 무의미한 나날들이었다. 병원장님이 수시 때때로 전화해서 불러냈고, 나는 새벽 3시에도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출근 채비를 했다. 그렇다고 월급을 더 얹어주는 것도 아니었건만, 그땐 다 그렇게 했다. 지역에서 꽤나 큰 병원이라는 점, 그리고 정규직이라는 점이 내가 그곳에 더욱더 메여있게 된 이유가 되었다.
왜 그렇게까지 정규직에 집착했는지 모르겠다. 부모님께서는 늘 내가 안정적인 직장에 다니길 바라셨다. 아무래도 부모님의 삶이, 금전적으로는 안정적이지 못했던 자영업이라서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공무원까지 바라신 건 아니었지만, 어쨌든 정규직이라면 "그걸로 되었다"라고 말씀하시던 분들이었다. 나는 부모님께서 나에게 새로운 도전보다 평온한 안정을 바라셨던 이유를, 당신의 삶에서 찾았다.
그러니 나에게 정규직 직장은 일종의 '보험'같은 것이었다. 혹시 도전해서 실패하더라도 차선책이라는 게 있었으니까. 고속도로를 과속으로 질주하더라도 내 몸을 가로질러 보호할 안전벨트 같은 것이었으니까. 그러나 그것이 꼭 정답은 아니었다. 나는 내 미래에 대한 불안 때문에 현실의 나를 전혀 사랑하지 못했다.
갑작스러운 밤 10시 출근과 새벽 3시 기상. 들쭉날쭉했던 워라밸, 희미해져 가는 나의 일상들
"지금 당장 일어나 채비해라. 서울에 갈 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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