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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J의 노트

이기(利己)

by 글쓰는J


*고비 어느 바위틈에 산다는
눈이 귀보다 큰 여우가 다가와
물었다

"이리로 외뿔의 양이 한마리 지나가지 않았나요?"
고개를 저으며 못봤다하니
나를 빤히 쳐다보다
"그럼 물이라도 좀 얻어마실 수 있으려나요?"
고비에서 물을 달라는 뻔뻔함에
고개를 저으며 밀쳐내니
흠칫 놀라며 사라졌다

다음날 아침
길 위에서
혓바닥을 길게 늘어뜨린 채
싸늘히 죽어있는
여우를 만났다

말없이 바라보는데
아침 햇빛에
시체 위로 떨어진
내 그림자에
한쪽 뿔이 없었다



*고비 : 고비사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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