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움을 떨쳐내기 위해
뺨을 얼얼하게 후려친다
잠시 눈살을 찌푸렸다가
이내 핑
억지로 박차고 나선
고기잡이로 낚아 올린 건
봄 바람에 두근대는
물결의 뜀박질 뿐
오르 내리는 수면(水面)
그리고 얼굴
연기를 쫓아내듯
휘이휘이
눈 앞의 구름을 걷어내고는
어제 길 가다 들었던
최신곡의 가사를 나지막이 읊조리다
이내 다시 자욱해지는 안개
흩어진 두 개의 상(像)을 하나로 모아
손가락이 가리키는 곳에
머무르던 연애소설을 꺼내어
그들의 대화를 잠시 곱씹다
다시 흩어지는 상
이윽고
하나씩 꺼져가는 불빛
일순간 스며드는 정전 위에
소복이
눈 내리는 수면(睡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