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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기 라이프 Apr 24. 2020

왜 자꾸 투자에 실패하는가?

부의 본능, 부의 인문학

부동산 투자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마음만 조급하던 시절. 지하철 역에서 꽤 거리가 있는 곳에 위치한 오피스텔 신규분양. 저층과 거실이 막혀 있음에도 까페에서 남들이 사길래 급한 마음에 쪼르르 따라가서 나도 샀다. 입지와 구조를 생각하면 당연히 매수 하면 안되는 물건이었다.


그래도 대출과 이자를 감안하면 소액의 투자금에 30% 이상의 수익률이 아닌가? 여러 요소를 무시하고 과감하게 질렀다. 지금 생각해보면,,, 과감?? 그냥 무모한 시도였다. 사자마자 6개월 후에 월세 시세가 내려가기 시작했고 세입자는 나갔다. 그 후 지속적인 가격 하향세와 세입자의 무수한 손바뀜...여전히 지금도 쌩고생하고 있다.


물량 폭탄이 한창중인 어느 지방 구축 아파트. 매매-전세가 차이는 거의 없었고 가격은 바닥으로 보인다는 지역이 있었다. 디테일한 손품이나 현장에 대한 관찰 없이 샀다. 무엇보다 별 고민없이 사게 된 이유 중에 하나가 부동산에 있어 실전 전문가의 추천지역이었다. 그 이후, 2년 기간동안 매매-전세가는 20% 이상 빠졌다. 이번 전세 만기때는 적지 않는 돈을 내줘야 할 것 같다. 


조금만 정신줄을 붙잡고 생각했어도 판단 미스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저 남들이 사니까 나도 괜찮을 거란 생각. 그저 전문가가 추천하니까 향후 흐름에 대한 조금의 의심도 없었던 근거 없는 확신이 예정된 실패를 불렀다.


불행 중 다행으로 크게 망하지는 않아 지금까지 버티고 있지만, 부동산을 공부하고 투자하면서 참 많은 삽질을 했다.  


투자는 참 힘든 일이다.

인간의 본능에 반해야 성공하기 때문이다.




브라운스톤의 부의 본능에서는 부자가 되기 어려운 인간의 9가지 원시 본능을 말한다.


1. 무리 짓는 본능의 오류

  - 결국 부자가 되려면 대중을 따르지 않고 고독하게 홀로 남는 것이 좋다. 그러나 인간의 본능 중에는 무리 짓는 본능이 있고, 그래서 우리는 대부분 재테크에서 실패하게 된다.


2. 영토본능의 오류

  - 부지런히 돌아다녀서 영토 본능을 극복해야만 부동산에 대한 객관적 지식을 얻고 정확한 판단을 할 수가 있다. 부동산도 살아 있는 생물처럼 움직인다. 부동산의 변화를 읽고 정확히 판단하려면 여러 곳을 직접 경험해봐야 한다.   


3. 쾌락본능의 오류

  - 대부분의 사람들이 부자는 되고 싶어 하지만 고생하는 건 싫어한다. 그리고 고생을 싫어하기 때문에 자신이 부자가 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 부자가 되는 걸 방해하는 건 바로 자기 자신이다. 


4. 근시안적 본능의 오류

  - "투자하면 대박이 된다"는 말만 덧붙이면 이상하게도 사람들이 속고 만다. 이런 사기가 가능한 것은 모두 짧은 시간에 일확천금 하고자 하는 인간의 근시안적 본능 때문이다. 


5. 손실공포 본능의 오류

  - "주식투자에서 성공하려면 주가가 폭락할 때 투자해야 한다."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누구나 실천하는 것은 아니다. 손실공포 본능에 맞서서 행동하는 게 그리 쉬우면 누가 성공하지 못하겠는가? 


6. 과시본능의 오류

  - 하등의 쓸모없는 과시욕을 버리는 것만으로도 부자가 되는 길에 훨씬 빨리 접어들게 한다. 과시 본능에서 벗어나 돈의 숨겨진 힘에 눈떠라 


7. 도사 환상의 오류

  - 주식 시장은 호시탐탐 돈을 빼앗아가려고 궁리하는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다. 어딘가에서 어머니 같은 도사를 만날 수 있을 것이란 환상은 어린애 같은 순진한 생각이다. 그런데도 어리석은 사람들은 주식 도사들이 던진 미끼에 걸려든다. 


8. 마녀 환상의 오류

  - 마녀 환상에 사로잡히면 성공하기 위해서 고통스런 노력을 하지 않는다. 복잡한 재테크시장의 움직임을 이해하려고 공부하지도, 정보를 얻으려고 애쓰지도 않는다. 단지 부자와 정부를 비난하기만 한다. 


9. 인식체계의 오류

  우리의 두뇌가 불행은 외면하고 행운만 쳐다보는 편향성을 가졌기에 우리는 재테크에 실패한다. 그래서 카지노의 주인이 되기보다는 도박을 선택한다. 또 자기가 고른 주식이 대박을 가져다 줄 것 이라고 착각한다. 


원시 수렵채집 시절부터 인류의 뇌에 박혀버린 DNA. 이러한 인간의 원시적 본능을 이해하고 극복할 수 있는 여러가지 장치를 해 두어야 투자에 성공할 수 있다.


『부의 본능』이 성공적인 투자를 위해 극복해야 할 인간의 본능을 다루었다면, 『부의 인문학』은 투자에 대한 방향성이라 할 수 있겠다. 두 책 모두 인류 사회학, (행동) 경제학, 심리학 등 인간 전반에 대해 오랜 세월 연구를 해왔던 거인들의 책으로부터 나온 통찰이다.


저자가 생각하는 투자 방향성에 대해 간단하게 살펴보자.


*애덤스미스의 『국부론』, 리카도의 『비교우위론』 과 『차액지대론』

 - 도시가 커질수록 분업의 이익은 커진다. 그래서 사람들은 각자 자신의 이익을 찾아서 서울로, 서울로 몰려오게 되는 것이다.

 - 제조업 공장은 외국으로 이전될 것이고 서울에는 본사와 연구소만 남을 것이다. 그래서 서울에 투자하는 게 유리하다.

 - 인구가 늘어날수록 차액지대는 늘어나고 비옥한 땅 주인은 더 부자가 된다. 결국 인구가 늘어나는곳에 비옥한 부동산을 사야 한다.


*제임스 뷰캐넌의 『공공선택이론』

 - 정치인이나 고위 공무원이 입으로는 거창하게 나라를 위한 정책을 편다고 말하는데 실제 속셈은 다 자기 잇속 챙기기에 바쁘다는 것이 공공선택이론이다.

 - 현재 부동산에 대한 정부의 정책은 믿을 수 있는 것인가?  뷰캐넌은 "정부가 정치적인 압력을 받아 가면서까지 현명한 경제정책을 시행하리라곤 기대하지 말라"고 했다.


*존 메이너드 케인스의 주식투자법

 - 6개월 뒤에 그 일이 일어날 확률이 대단히 높다고 하더라도 사람들은 무시한다고 한다. 케인스는 이러한 인간의 심리학적 특성을 잘 이용하면 돈을 벌 수 있다고 했다.

 - 반드시 싸게 사라. 아무도 예측하지 못할 어떤 날에 시장 가격은 반드시 순리대로 제 가치에 수렴할 것이라고 말했다.


*폴 로머의  『내생적 성장이론』

 - 기술 진보 덕분에 선진국은 계속 선진국 자리를 지킬 수 있고 교육 수준이 떨어지는 후진국은 기술 개발이나 흡수가 안 돼서 선진국을 따라잡을 수 없다.

 - 지식이나 기술은 한계생산 체감이 아니라 한계생산 체증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지식이나 기술의 경우는 반대로 투입량이 늘어날수록 부가 급속히 늘어난다는 것이다. 

 - 부는 지식과 기술에서 생겨나기 때문에 기술과 지식이 발전한 선진국이 후진국보다 성장에 유리하다. 해외투자를 고려한다면 고민의 여지없이 미국 주식시장을 두드리면 된다는 얘기다.


*대니얼 카너먼 『생각에 관한 생각』

 - 직관적으로 머릿속에 그럴듯한 정답이 떠오를 때는 반드시 이것을 의심해야 한다. 직관 따위는 넣어두고 냉정하게 판단하라

 - 무엇보다 주가가 많이 오른 상태에서 기업 실적에 대한 전문가들의 확신이 시장에 가득하다면 조심해야 한다. 그러한 확신대로 되지 않을 가능성이 예상보다 높기 때문이다.


저자의 막대한 독서력과 투자에 대한 통찰력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같은 책을 읽어도 어찌 이리 다를까? 반성도 해본다. 독서의 Output에 대한 고민이 깊어진다.ㅎㅎ


여하튼 많은 인사이트를 주는 책이다. 투자에 성공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먼저 인간에 대한 이해가 우선되어야 한다. 반드시 읽어봐야 할 책이다.


저자의 말대로 원시적 본능으로부터 벗어나 부의 본능을 일깨우자. 그리고 거인들의 어깨에 올라타 실패하지 않고 부를 축적하는 방법을 터득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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