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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기 라이프 Feb 17. 2022

하늘은 원래 무심하다.

(feat. 가장 단호한 행복)

밤을 세워가며 세상 열심히 공부했는데 중요한 시험에 떨어졌을 때,

노예인지 사람인지 구별도 안될만큼 일했는데 상황이 꼬여서 욕만 먹을 때,

퇴근하고 잠 자는 시간 줄여가며 아끼고 아껴서 투자했는데 손해만 보고 욜로족 친구보다 돈이 없을 때, 

신뢰가 있다고 생각했던 사람에게 된통 사기를 당했을 때,

꾸준히 운동도 하고 식단 관리도 하는데 병이 났을 때,

아무런 준비도 못했는데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야 할 때. 등등


삶을 살다보면 억울한 상황에 놓이거나, 때로는 감당 못할 큰 사건과 마주할 때가 있다. 예상과는 정반대의 일이 일어나거나 갑작스런 사고와 마주하게 되면 깊은 절망과 무기력감에 휩싸이게 된다.


하늘도 무심하시지... 


소설에서나 읽었던 주인공의 한숨섞인 탄식이 나에게 저절로 나오기도 한다. 재미있는 사실은 나의 고통과는 상관없이 세상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유유히 흘러간다는 것이다.


하루... 한달... 두달... 한참을 힘들어 하다가, 문득 떠오르는 생각...


하늘은 내 편이어야 할 이유가 없다.

 


우연한 기회에 읽은 책의 문구에서 잠시 잊고 있었던 예전의 생각과 다짐들을 다시 만났다.



[우주는 우리에게 빚진 것이 없습니다. 개인의 사정을 고려해가며 우주의 일을 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니 정말로 온전히 우리에게 달린 것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뿐이라는 사실을 명심하세요. 


또한 그 목표를 실제로 달성할 수 있는지는 여러분에게 달려 있지 않다는 사실도 잊지 마세요. 인생에서는 누구나 승리할 때도 있고, 패배할 때도 있습니다. 비길 때도 있습니다.]



그렇다.

내 편이어야 한다고 착각했을 뿐, 너무도 당연하게 하늘은 원래 무심하다. 결과론적 세상에서 인정하기는 싫지만, 내가 만들 수 있는 것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일 뿐이다. 승리하면 기쁘겠지만 패배한다 해서 낙담할 필요는 없다. 


[우리 뜻대로 할 수 없는 것을 욕구하면 스스로 타인과 외부 상황의 노예가 되는 것과 같아집니다. 

모든 것을 적당히 취하고, 손안에 있는 동안 충분히 누리세요.

그리고 여러분의 손을 떠나도 아쉬워 하지 마세요. 그것이 이 세상의 이치이기 때문입니다.

우주는 우리의 편도, 적도 아니라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우주는 그저 무심한 채로 흘러갑니다.]


모든 것을 손에 쥐려하고, 계속 온 몸에 힘을 주고 있으면 곧 지쳐 쓰러지게 된다. 

여러 생각과 조급한 마음으로 머리가 어지럽다면 잠시 멈추자.

그리고 무심한 하늘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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