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어묵 (오뎅)
나는 새로운 음식을 정말이지 좋아한다.
처음 먹어보는 것들이나 새로이 조합된 음식들은 내 위와 입과 머릿속을 하얗게 만들어 일단 계산부터 하게 뜸한 마력을 갖추고 있다랄까. 길거리를 다니다 보면 '와 길에서 저런 음식을?!'하는 것들도 많아 일단 발걸음을 묶어 버리기도 한다.그러는 와중에도 새롭지도 않고 이미 알고 있는 맛인데 계산부터 하게 만드는 음식은 어묵이다.
그래 익숙한 말로 오뎅
원래 오뎅이라는 게 어묵이나 유부 이런 것들을 꼬치에 꽂아 만드는 술안주라 하던데 뭐 그냥 어묵만 꿰어서 해도 오뎅이고 그냥 파는 어묵도 오뎅이고 내가 먹는 것 또한 오뎅이다. 당연히 우리말을 쓰면 어묵이라 해야 하지만 차차 고쳐지겠지…?
무튼 나는 어묵을 굉장히 좋아한다. 그냥 분식집에서 파는 길고 가느다란 어묵도 좋아하고 널찍한 어묵을 접어 꿰어 파는 어묵도 좋고 매콤한 국물과 함께 있는 빨간 어묵이라 하는 매운 어묵도 좋고 반찬으로 나오는 볶음도 좋아한다. 실로 덕후라 하는 분들께는 안 되겠지만 좋아한다.
매우. 굉장히.
처음 어묵을 접하게 된 계기 같은 건 기억이 날까보냐.
어느샌가 나는 어묵을 좋아하게 되었는데 아마도 길거리에서 가장 먼저 시작되었던 거 같다. 내가 어릴 적 그 당시에 그 길고 가느다란 어묵꼬치 하나에 200원이었던 시절이 있는데 아마도 그 어묵보다는 그 국물을 사랑했었을지도 모르겠다.
내가 이성적 사고를 하기도 전에 방바닥 먼지나 주워 먹고 다닐 때부터 나는 국물을 좋아했다고 전해져내려 온다. 지금도 그것을 부인할 수 없는 게 마시는 종류의 대부분의 것들을 사랑하는 것 보면 어묵 사랑 또한 그 진하고 깊은 맛을 내주던 다시x덕분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어묵 하나, 200원을 내고 조금 배어물고난 뒤에 오물오물거리면서 종이컵 가득 담아 올린 어묵 국물은 무더운 여름날에도 별미였고 추운 겨울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그게 나중에 x시다의 맛이라는 것을 알고 난 뒤여도 맛있는 게 최고지 하면서 먹는 걸 보면 답이 없다랄까….
그나마 지금은 어묵 우동을 좋아하니 꽤나 많이 발전했다고 스스로 다독이고 있다. 찬바람이 제법 불어오는 밤이 되면 따끈한 국물과 어묵이 생각나곤 한다.
찌르르하게 몸을 데워주는 국물과 양념간장에 살짝 찍어먹는 어묵(근데 이게 어느샌가 비위생적이라고 칙칙이라 부르던 분무기에 간장을 담아서 어묵에 분사해서 먹던데 10곳을 가보면 9.5군데는 다들 분무기 호스와 입구에 덕지덕지 말라붙은 것을 보면 사실 그것도 그리 위생적이지는 않은 것 같다)
좀 더 추워지면 길거리 포장마차나 길가 분식점에서도 만나는 날을 기다리며 이 글을 보는 분들도 어묵 홀릭과 함께 위가 꿈틀대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