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시 42분

by 소이치

내 시간 속에서 너는

흔한 길가의 전봇대였다.


수없이 많은 생각들과

얼기설기 얽혀있는 것들로

가까이에 또, 어디에나 있었지만

오롯이 내게 집중되어 있지 않았다.


그래도 몇 블록 건너에도

서 있는 전봇대처럼

나는 너를 시선에 두었다.

너는 그 자리에 있었다.


빛바랜 낡은 등 아래,

너로 인해 나는 빛을 보고

세상으로 기어 나왔다.

그 새벽, 가장 환한 빛은 너였다.


깜박임이 잦아지고 어느샌가

그 깜박임조차 사라질 때.

새벽이 지나가고 동이 트고,

나는 그 빛이 없어도 세상을 보았다.


너는 이제 내 곁에 없지만,

그 새벽의 빛은 여전히 남아있다.


너는 내게

그 흔한 길가의 전봇대였고, 가로등이었다.


-P.M 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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