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생각, 맥주
맥주
맥아를 즙을 내어 여과시킨 후 홉을 넣고 효모를 통해 발효한 술.
맥주 특징) 맛있다.
간혹 주위에서 술에 대해 얘기를 하다 보면 나와 같은 사람이 한두 명쯤은 있었다.
술을 잘 마시진 못하는데, 술자리는 좋아
나 또한 술자리를 참 좋아한다. 사람들이 모이고 술 한잔 기울이며 그 안에서 이야기가 피어나는 일련의 과정들이 너무나 좋다. 나의 경우는 술을 못 마신다기보다 자제하는 편인데 다음 날의 숙취를 생각하면 기분 좋을 정도로 마시는 게 세상 편할 수가 없다. 기분에 따라 마음껏 먹고 일어나서 고통을 겪고, 또 하루의 반 정도는 날리는 게 아깝기도 하고, 결정적으로는 내가 너무 괴롭다. 남들이 보기에는 술이 약하다고 생각할 테지만 굳이 자리마다 설명하긴 귀찮기도 하고 핑계 같아 보이니까.... 그냥 술을 못한다고 하고, 약한 이미지를 앞세워 천천히 즐기고 유유히 나오는 재미도 조금은 없지 않아 있다.
그렇게 소소한 술자리를 어쩌다 한 번씩 참여하다가 작년 여름쯤 발효주에 눈을 새로이 떴는데 원래부터 맥주를 좋아하던 내가 수제 맥주 키트를 통해서 직접 만들어 보기로 한 것이다. 일단 시작을 하고 알아가며 여러모로 놀란 게 있는데,
첫째로는 집에서 만드는 수제 맥주 키트의 가격이 생각보다 비싸다는 것. 생산하는 업체와 키트 구성에 따라 가격이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제품 간 가격 차이가 크지는 않고 편의성의 차이가 있는 구성에 따라 가격이 정해졌다. 일단 구매는 조금의 고민을 통해 그나마 제일 저렴한 것으로 했다. 편의성의 경우는 내가 조금 더 고생하지라는 생각으로 빨리 결제. 이후에도 어떻게 사용을 할지와 조금의 귀찮음을 감수할 수 있다면 저렴하되 있을 구성은 다 있는 키트를 구매하는 게 좋을 것이다.
두 번째로 놀란 것은 술이라는 것을 만드는 게 상당히 어렵다고 막연히 생각했었는데 그리 어렵지는 않다는 것. 그 과정을 공부하고 맛을 내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과 사람들을 쉽게 보는 것이 아니라 키트를 통해 만드는 맥주는 이미 맥아즙이 담긴 통조림통을 사용하고 설명서대로 물과 발효 설탕인 브루인 핸서를 넣고 효모만 뿌려주면 끝이다. (온도조절은 덤) 그리고 온도만 맞춰가며 며칠 기다리면 내가 만든 맥주가 완성된다.
그래서 완성된 기념으로 도움을 받은 지인과 알고 지내던 동생을 초대해 첫 수제 맥주 파티를 계획했다. 처음엔 가볍게 맥주를 만들었으니 먹어보자! 였는데 이 한 번으로 내 첫 수제 맥주는 증발했다. 대략 20ℓ 미만의 맥주가 완성되는데 몇 시간의 파티로 맥주는 그렇게 사라졌다.
직접 만든 맥주와 멋스럽진 않지만 먹을만한 음식. 내가 원하는 분위기에 적당한 음악, 좋은 사람들과 가지는 술자리는 더없이 만족스러웠다. 딱 이상적인 술자리가 아니었나 싶다. (물론 내 기준으로) 사실 내가 마신 맥주는 얼마 되지 않아서 다음 날의 숙취도 별로 없이 잘 끝내어 더욱 만족스러운 파티였다.
맥주를 좋아한다면, 그리고 생각보다 많이 마신다면, 약간의 기다림으로 내가 만든 맥주라는 타이틀이 달린 수제 맥주를 해보는 것도 하나의 기쁨이 될 거라 생각한다.
오늘의 음식, 생각, 맥주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