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모여보자
무료한 일상을 보내던 중에 문득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또 좋은 사람들과 같이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시간을 크게 내지 않아도, 만나지 않더라도, 돈을 많이 들이지 않더라도 같은 주제를 가지고 얘기하고 떠들고 마냥 웃고 싶은 시간들을 다들 한 번씩은 꿈꾸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나 홀로의 생각이다) 작전을 시작했다.
가장 먼저 생각한 것은 그러한 모임이 있더라 하더라도 '다 같이 만나고 모이기 힘들다' 라는것. 다들 자신들의 일을 하고 스케줄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여유를 내기란 참으로 힘들다. 우리는 그 옛적 부르주아와 프롤레타리아 사이에 있는 Petit-bourgeois 즉, 소시민의 삶을 살고 있으니 말이다.(사실 노동계층에 한없이 가까울지도 모른다)
그래서 만나서 모이는 건 큰 맘먹고 하기로 하고 같이 놀아줄 사람 두 명에게 아이디어를 전하고 설득과 설명과 칭얼거려낸 결과 하자라는 답변을 듣지는 못했지만 어영부영 어떻게 같이하게 되었다.
맨 처음 생각한 인원은 4명이었던지라 1명이 모자란 상황이었는데 아끼는 동생에게 계속 설명하고 진행상황을 설명하며 어쩐지 같이하는 느낌이 들도록 유지하고자 했고 그 친구를 뺀 나머지 3명이서 하자하고 진행을 하던 도중 동생과 얘기하던 날 어느샌가 이 동생은 어느샌가 우리 무리에 들어와 있었다.
이렇게 4명이 모이고 활발히는 아니지만 첫 소시민 크루가 결성되었다.
다들 나를 통해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에 각자 자기소개 정도만 하고 어떤 주제를 할지 정하기 시작했다. 수다가 상당히 많은 편이었고 패턴이 달라 대화가 끊기기도 했지만 뭐 나쁘지 않게 흘러갔다. 여러 가지 주제를 정하고 룰을 만들어도 보고 떠들기도 하고 쉽게 뭔가 하자! 하고 정해진건 아니지만 생각보다 많은 얘기를 나누었던 거 같다. 그래서 처음 정한 주제는 쉽고 저렴하고 다 즐기는 맥주! 맥주가 되어버렸다.(모두 다 같은 맥주 덕후들)
다들 퇴근 후에 맥주 한 캔씩(한 캔에서 네 캔 정도가 기본이었다. 편의점 맥주 할인 사랑해요) 기울이던 것이 습관이 되어있었고 각자 좋아하는 맥주가 다양했기 때문에 각자 어느 맥주가 좋은지 추천을 하고 얘기를 하고 친해지기에 더없이 좋은 주제 같았다. 또 처음 생각했던 시간을 크게 내지 않더라도, 만나지 않더라도, 돈을 많이 들이지 않더라도 내 만족에 할 수 있는 것들에 더없이 잘 맞는 거 같아 혼자 내심 뿌듯해하기도 했다.
간편하고 쉽게 모일 수도 또 모이지 않더라도 간단한 연락으로도 할 수 있는 것들과 사람에 이끌려 우리는 모이게 되었고 그렇게 만난 이들이 다들 좋아할 만한 것들을 시작해보기로 했다.
이제 시작한 우리는 그렇게 모였고 상당히 어색하게 시작하고 아직도 어색할 뿐이다. 그럼 뭐 어때? 나아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