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도 불안하던 날
우리는 항상 건강하게 지내기를 바란다.
안부인사 중 가장 많이 쓰이는 말을 뽑으라면
'어디 아픈 데는 없고?'라는 말은
세 손가락에 꼽을 수 있지 않을까?
타인의 건강에 아는 사람들의 건강에 그리고 우리,
나의 건강에 더없이 민감하다.
하지만 그저 건강하기를 바라는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문득 들더라.
물론 건강하다는 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축복이지만
그렇게 지낼 만큼 우리의 행동반경이 그리고
이 사회는 더없이 병들어 있는 것만 같은 기분.
하나부터 열, 백까지도 신경 써야 할 일 투성이고
그만큼 하나, 열, 백의 스트레스를 받고
서서히 병들고 죽어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 어쩌면 우리는 그 누군가의 말이나 글처럼
하루를 보내고 살아가는 게 아니라
하루하루 죽어가고 끝을 향해가고 있는 것일지 모른다.
우울증부터 밑도 끝도 없는 불안, 공황까지도
장애나 증상이라 표현 하지만 대부분 하나의 구성품으로
살다 보면 겪고 있는 것들 중 하나이다.
그렇게 노력하고 하나의 부품이 되어 돌아가고 있는데
우리는 점차 녹슬어 가고 있나 보다.
하루가 지나고 또 이틀, 나흘.
그리고 어느 날 문득 불안한 날.
무슨 일이 생길 것만 같고 어쩌면
이미 어떠한 일이 일어난 뒤 느낄 수도 있고
그냥, 그래 그냥 불안한 날.
뒤돌아 가기도 다시 앞으로 가기도 힘든 그런 날.
그냥 넘어가기를.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아무 일도 생기지 않을 것처럼. 그날도 넘어가기를.
그리고 그렇게 안녕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