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끝이 간질간질한 기분이 나는 그런 날,
잠깐씩, 잠깐씩 비가 지나간다.
뭔가 싶어 하늘을 보고 달력을 보니 가을비다.
이렇게 한 번씩 내리고 지나갈 때마다
점점 더 서늘해지는 날씨는 옷깃을 여미게 만든다.
비가 내리는 것은 싫지마는 비가 오고 나서
코끝이 간질간질한 기분이 폭신해지는
비 내음이 다니는 길 곳곳마다 풍긴다.
마음이 차분해지는, 기분이 따뜻한 느낌의 봄비나
시원하게 쏟아붓는 여름철 장마와는 달리
느낌이 나쁘지 않다.
잎이 떨어지고 날리는 동안에
축축 늘어지는 기분과는 달리 기분이 좋다.
비가 온다고 며칠 전부터 뉴스에도,
인터넷 기사에도 올라오더니 점심이 지난 오후,
잠깐새에 지나간 듯 쏟아내리고 사라진다.
이후로 내내 습하고 흐리고 비 내음 가득한 하루였다.
여러 잡생각이 머리에서 생겨나고,
사라지고 반복하기도 여러 번.
어느샌가 맨송맨송한 마음이 차분해지기도 하고,
마치 내리다 사라져버린 가을비처럼 들쑥날쑥.
기분이 좋다가도 또 가라앉는 그런 하루다.
따뜻한 홍차 한 잔을 마시며 아무렇지 않은 척,
또 기운을 내보는 하루.
가을비가 잠시 스쳐 지나간 오늘도,
별다른 일 없는 듯,
나는 괜찮다는 듯,
안녕한 척을 해봅니다.
가을비가 지나가던 날, 안녕했나요?
아니면, 나처럼 들쑥날쑥한 그런 날이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