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소곤거리고 있다
2024.8.31.
by
친절한 James
Aug 31. 2024
몇 주 되었다.
그들은 자주 소곤거리고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면 말을 줄이고 멈췄다.
신경 쓰지 않았지만 반복되는 상황에
신경 쓰이지 않을 수 없었다.
A는 동료 2명과 사무실을 썼는데
업무분장에 따른 업무 재배치로
자리를 옮겼다. 같은 사무실 안
다른 책상이다. 그들과 거리가
좀 떨어져 직접 마주하지는 않았다.
두 사람은 평소 말이 많았다.
개인적인 이야기도 자주 했고
다른 이에 대한 소식도 종종 입에 올렸다.
말이라는 게 대개 그렇듯
칭찬과 격려보다는 불만과 비난이 더 많았다.
A는 그 사이에서 주로 말없이 듣다가
가끔 동조를 하곤 했는데
사실 별로 관심도 없고 마음도 불편했다.
한 사람은 확증편향이 심했다.
자기만의 생각과 신념이 강했는데
같은 이야기를 많이 반복하고
소유물을 자랑하며 남과 비교하고
줄 세우는
성향이 뚜렷했다.
다른 사람은 귀가 얇았다.
동료 이야기에 맞장구를 잘 쳤고
거기에다가 보태기를 잘했다.
추측은 종종 억측으로 빠졌다.
친절하고 상냥한 듯 보이다가
피해 의식과 자격지심을
종종 내비치기도 했다.
두 사람과 각각 이야기를 하면
그들은 서로에 대한 말을
A에게 하곤 했다.
가끔 좋은 점도 말했고
안 그런 때가 더 많았다.
서로에게 가진
얇은 속내가 비치는 듯했다.
자리를 옮기기 전에는
A가 두 사람 사이에 위치했다.
이젠 그들이 가깝게 앉아
낮은 수다를 나눴다.
A가 그들 눈앞에 없을 때
두 사람은 A에 대한 말을 하겠지.
무슨 내용인지는 알 수 없지만
모르지도 않을 것 같다.
'9번 교향곡'의 저주가 있다고 한다.
여러 작곡가가 9번째 교향곡의 벽을
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천상의 선율도, 대지의 노래도
피할 수 없었던 징크스,
그것처럼 의심과 불안이
A의 마음 한구석에
낙엽처럼 나뒹굴었다.
쓸쓸하고 허전하기도 했다.
뭐, 오히려 좋을 수도 있지.
A는 조용히 있는 게 좋았다.
할 일 하고 책을 읽거나
글을 쓰기도 했다.
동료들과는 필요할 때만 말했다.
그래도 괜찮다.
지금 보니 그들은 여전히 소곤거리고 있다.
그들은 소곤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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