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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친절한 James Dec 21. 2023

지름길에 대해 써라

2023.12.21.


살다 보면 마음이 급해지는 때가 있다.

운전 중 내가 있는 차선만 막힐 때,

퇴근 시간은 다가오는데 일은 더 쌓일 때,

속이 불편한데 화장실이 만실일 때 등등.

빨리 가고 싶고 끝내고 싶고 비우고 싶은데

상황이 여의치 않고 더 복잡해지기도 한다.

그럴 때 떠오르는 것, 지름길이다.


지름길이라, 사전을 찾아보자.

'멀리 돌지 않고 가깝게 질러 통하는 길.'

한자로는 '첩경(捷徑)', 영어로는 'shortcut'.

그래, 그중에 '질러'에 주목해 본다.

'지르다', 원뜻은 '지름길로 가깝게 가다.'

어, 소리를 '지르다'라는 표현도 있는데

이것도 지름길과 연결되는 것 같다.

큰소리를 내서 내 뜻을 빠르게 전하는 거니까.

'도박이나 내기에서 돈이나 물건을 거는 것'도

'지르다'라고 부른다는데 이 역시도

이겨서 이득을 볼 거라는 욕망으로

빠르게 이어지는 느낌이 든다.

충동구매하는 지름신도 비슷할 듯하다.

수학에서 말하는 '지름'은

원의 중심을 지나며 원둘레 위의

두 점을 잇는 선이다.

이 역시 '지르는' 길이다.


삶에서 마주한 지름길은 무엇이 있을까.

천천히 가는 차를 옆으로 피해 액셀 밟기,

화단이나 잔디밭을 돌아가지 않고 질러가기,

무단횡단하기, 새치기, 꼼수, 편법, 변칙...

쓰다 보니 지름길에 대해 자꾸

안 좋은 뜻과 이어지는구나.

뭔가 다른 건 없을까.


많은 사람이 비슷한 듯 다른 일상을

쌓아가면서도 꿈꾸는 건

대개 행복한 삶이다.

행복으로 이르는 지름길,

뭔가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건

아마도 꾸준한 실천이 아닐까 싶다.

글쓰기나 책 읽기도, 운동이나 명상도 그렇고

하다못해 밥 맛있게 먹기도 그럴 수 있을 듯하다.

한두 번은 별거 아닌 듯해도 모이고 쌓이면

삶을 바꾸는 원인이자 결과가 된다.

돌아가는 듯해도 지나고 보면 그게 가장

빠른 지름길이었다고 느낄 때가 있다.

그런 일들을 하나씩 이루어 가는 시간을 가져보자.

원 위의 무수한 점들 중

가장 먼 두 곳을 잇는 것이 지름이듯

내 안에 있는 가장 큰 가능성을

이끌어 내는 지름길도

아마 그런 게 아닐까.

그렇게 나는

오늘도 지름길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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