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먹고 왔어요

by 친절한 James


아가야,
겨울 햇살이 유리창을 스치며
우리 집 식탁 위로 고요하게 내리네
너는 어린이집에서 돌아와
작은 발로 종종걸음 치며 안겨

오늘은 어떤 점심을 먹었을까,
당근을 골라 먹었을까,
따뜻한 국물까지 한 숟가락 떠보았을까
네 작은 손끝에서
새로운 하루가 쑥쑥 자라

먹는다는 건 몸이 커진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세상을 조금씩 배워가는 일과도 닮아있어
네가 좋아하는 맛,
네가 잠깐 멈추는 맛,
그 모든 순간이 너의 이야기가 된다

나는 그걸 바라보며 자꾸 마음이 말랑해져
네가 한 입 떠먹을 때마다,
세상과 더 가까워지는 너를 느낄 수 있어서
조용하지만 깊은 성장이겠지

겨울바람이 문틈에서 속삭여도
우리의 식탁은 늘 따뜻하고,
네 뺨의 온기는 작은 난로처럼 빛나
너의 하루를 이렇게 함께 맞이한다는 것,
이보다 더 귀한 일이 있을까

아가야, 사랑해
오늘도 건강하게 먹고 돌아와 줘서 고마워
네가 씩씩하게 자라는 모습을 보며
나는 매일 마음속으로 배워
오늘도 너의 성장을 응원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