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야
작은 가위로
네 손톱을 자른다
움직이지 않으려고
숨까지 고르는 너를 보며
나는 손끝에
하루를 모은다
잘린 손톱이
조용히 떨어질 때
너는 한참을 바라보다가
말한다
“손톱이 날려”
그 한마디가
첫눈이 흩날리는 것보다
더 설레서
나는 잠시
가위를 멈춰
세상을 이렇게 바라보는구나
떨어지는 것도
날아가는 것으로
벚꽃처럼 눈송이처럼
사물에 이름을 붙이고
움직임을 발견하고
세상을 너의 말로
처음 건너오는 순간
아가야
너는 지금
아주 잘 크고 있어
말 하나로
하루를 반짝이게 하고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법을
이미 알고 있구나
작은 손
작은 말
그 안에 이렇게 큰 세계가
고마워
오늘도 나에게
기쁨을 가르쳐 줘서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