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장씩 빛나는 날들

by 친절한 James


집에
새 달력이 걸렸다

하얀 칸들이
벽에 나란히 서서
기다리네

아직 적히지 않은
숫자들 속에
새로운 시작이
조용히 숨 쉬고

나는
이 한 장 한 장에
무엇을 남길지
잠깐 생각한다

거창한 계획보다
넘어지지 않는 하루
웃음이 먼저 오는 저녁
함께 밥을 먹는 시간

모든 마음이
서두르지 않고
제철을 만나
열매를 맺기를

반짝이는 건
멀리 있는 게 아니라
성실하게
채워진 흔적이라는 걸
이 달력이 알려준다

아들아
너의 삶도
이 페이지들처럼
한 장 한 장
행복으로 채워지길

지운 자리보다
남은 온기가 많고
비어 있는 날보다
기억할 날이 많기를

사랑해
새로 시작하는 오늘을
함께 맞아줘서

건강하자
이 한 해를
천천히
끝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