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에 글을 쓰며 하루에도 수십 번씩 브런치홈과 브런치나우를 들여다봅니다. 핸드폰으로 구독 중인 작가님의 새글 알람이 오면 얼른 들어가 읽는 것이 최근의 즐거움입니다. 메인에 올라오는 인기글들도 하나씩 다 눌러봅니다. 감탄도 하고 공감도 하며 하나씩 읽습니다. 울기도하고 웃기도 하고, 화도 났다가 경건해지기도 합니다. 배울 점을 찾아 읽다보니 자꾸 내 브런치와 비교가 됩니다. 그러다가 요즘 요상한 버릇이 하나 생겼습니다.
- 와 글이 12개 밖에 없는데도 구독자수가 200명이 넘네,
- 헉, 구독자가 천 명 단위야? 도대체 작가님은 어떤 글을 쓰시길래 이렇게 많은 사람이 읽는 걸까?
- 뭐야, 라이킷 수가 몇 백이 넘어, 댓글이 수십개야!
- 완전 부럽다....... .
이러면서 혼잣말을 하는 겁니다. 옆에 아무도 없으니 망정이지 사실 좀 부끄러울 장면입니다.
또 어느 날은 내 글을 주구장창 읽어보고 통계에서 글랭킹을 살펴봅니다.
- 아, 이 글 아깝다. 괜찮은 글인데 조회수가 20대야.
- 응? 도대체 이 글은 뭣땜에 선택받아서 읽힌걸까?
- 제목을 잘못 지었나.....
뭐 이런 말들을 중얼거립니다.
브런치 중독 증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브런치에 올라오는 글들을 읽고 또 제 글과 비교도 해보면서 '부러움과 질투'라는 글도 쓰고, '일기와 에세이의 차이'도 써보게 됐던거지요.
이 전에는 제가 쓴 글이 부끄러워서 공개되는 것이 싫었답니다. 헌데 다시 브런치에 들어와 글을 쓰기 시작한 지 한 달 남짓. 자연스레 제가 쓴 글들이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공감을 받으면 좋겠다는 욕망이 생겼습니다. 이전에도 없던 것은 아니었지만 어디까지나 뉴비의 소박한 바램이었고, 제 분수를 알고 있으니 감히 오르지도 못할 나무 쳐다도 못 보고 있는 상황이었죠.
그러면 지금은 엄청난 문장가가 되고 뛰어난 글을 쓰게 돼서 조회수를 욕심내느냐? 물론 아닙니다. 여전히 자신없는 글이지만 아무글이라도 써보고, 다듬어보고, 자꾸 드러내보고 부끄러워하고 그러다보면 조금 더 맛깔스런 글을 쓸 수 있게 되지 않을까 하는 아주아주 커다란 욕심이 생긴겁니다.
그래서 구독자 수가 제일 부럽습니다. 많이 읽힐 수 있으니까요. 사람들의 반응을 얻을 수 있으니까요. 평생 소심하게 살아왔는데, 제 안에 이런 관종끼가 있다는 것을 브런치 덕분에 알게 되었네요.
솔직히 고백하겠습니다.
하루 중 언제 글을 올려야 조회수가 많이 나올까 고민하며 발행 타이밍을 재 본 적 있습니다.(한 두 번이겠습니까) 요즘 유행하는 제목 스타일을 고민한 적도 있습니다. (중년 아줌마에겐 너무 어려운 미션이더군요) 유튜버들이 영상 말미에 "좋아요, 구독, 알람설정까지, 꼭 눌러주세요!"하는 멘트를 왜 붙이는지 알겠더라고요. 할 수 있다면 저도 그렇게 멘트라도 넣고 싶은 심정입니다. 물론 제 브런치 구독자 수가 늘지 않은 이유는 제가 가장 잘 알고 있습니다. 당연히 제 글의 매력이 덜 한 까닭이겠지요. (크흡)
그런다고 좌절하지는 않습니다. 그러기엔 제 멘탈이 완전 단단하거든요. 아, 정말입니다. 매끈하고 두터워서 탄탄한 멘탈이어서가 아니라, 워낙에 꾸깃꾸깃하게 접혀져있어서 더 쪼그라들 수가 없는 멘탈이거든요. 그러니 흔들리거나 구겨지지 않고 잘 버틸 수 있을겁니다. 보세요, 주말 아침부터 브런치에 글 하나 올리고 있잖아요. 늘지 않는 구독자 수와 낮은 조회수에 실망은 좀 하겠지만 그래도 오늘의 나 자신 칭찬하고 스스로 뿌듯해하며 오늘 하루 보낼겁니다. 그러니, 지금 이 글을 읽어주시는 작가님께 감사 인사 드리며 글을 마치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