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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어라 Oct 22. 2022

구독자 수가 제일 부럽습니다

비결이 뭔가요? 네?

브런치에 글을 쓰며 하루에도 수십 번씩 브런치홈과 브런치나우를 들여다봅니다. 핸드폰으로 구독 중인 작가님의 새글 알람이 오면 얼른 들어가 읽는 것이 최근의 즐거움입니다. 메인에 올라오는 인기글들도 하나씩 다 눌러봅니다. 감탄도 하고 공감도 하며 하나씩 읽습니다. 울기도하고 웃기도 하고, 화도 났다가 경건해지기도 합니다. 배울 점을 찾아 읽다보니 자꾸 내 브런치와 비교가 됩니다. 그러다가 요즘 요상한 버릇이 하나 생겼습니다.


- 와 글이 12개 밖에 없는데도 구독자수가 200명이 넘네,

- 헉, 구독자가 천 명 단위야? 도대체 작가님은 어떤 글을 쓰시길래 이렇게 많은 사람이 읽는 걸까?

- 뭐야, 라이킷 수가 몇 백이 넘어, 댓글이 수십개야!

- 완전 부럽다....... .


이러면서 혼잣말을 하는 겁니다. 옆에 아무도 없으니 망정이지 사실 좀 부끄러울 장면입니다.


또 어느 날은 내 글을 주구장창 읽어보고 통계에서 글랭킹을 살펴봅니다.


- 아, 이 글 아깝다. 괜찮은 글인데 조회수가 20대야.

- 응? 도대체 이 글은 뭣땜에 선택받아서 읽힌걸까?

- 제목을 잘못 지었나.....


뭐 이런 말들을 중얼거립니다.

브런치 중독 증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브런치에 올라오는 글들을 읽고 또 제 글과 비교도 해보면서 '부러움과 질투'라는 글도 쓰고, '일기와 에세이의 차이'도 써보게 됐던거지요.


이 전에는 제가 쓴 글이 부끄러워서 공개되는 것이 싫었답니다. 헌데 다시 브런치에 들어와 글을 쓰기 시작한 지 한 달 남짓. 자연스레 제가 쓴 글들이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공감을 받으면 좋겠다는 욕망이 생겼습니다. 이전에도 없던 것은 아니었지만 어디까지나 뉴비의 소박한 바램이었고, 제 분수를 알고 있으니 감히 오르지도 못할 나무 쳐다도 못 보고 있는 상황이었죠.


그러면 지금은 엄청난 문장가가 되고 뛰어난 글을 쓰게 돼서 조회수를 욕심내느냐? 물론 아닙니다. 여전히 자신없는 글이지만 아무글이라도 써보고, 다듬어보고, 자꾸 드러내보고 부끄러워하고 그러다보면 조금 더 맛깔스런 글을 쓸 수 있게 되지 않을까 하는 아주아주 커다란 욕심이 생긴겁니다.


그래서 구독자 수가 제일 부럽습니다. 많이 읽힐 수 있으니까요. 사람들의 반응을 얻을 수 있으니까요. 평생 소심하게 살아왔는데, 제 안에 이런 관종끼가 있다는 것을 브런치 덕분에 알게 되었네요.


솔직히 고백하겠습니다.

하루 중 언제 글을 올려야 조회수가 많이 나올까 고민하며 발행 타이밍을 재 본 적 있습니다.(한 두 번이겠습니까) 요즘 유행하는 제목 스타일을 고민한 적도 있습니다. (중년 아줌마에겐 너무 어려운 미션이더군요) 유튜버들이 영상 말미에  "좋아요, 구독, 알람설정까지, 꼭 눌러주세요!"하는 멘트를 왜 붙이는지 알겠더라고요. 할 수 있다면 저도 그렇게 멘트라도 넣고 싶은 심정입니다. 물론 제 브런치 구독자 수가 늘지 않은 이유는 제가 가장 잘 알고 있습니다. 당연히 제 글의 매력이 덜 한 까닭이겠지요. (크흡)


그런다고 좌절하지는 않습니다. 그러기엔 제 멘탈이 완전 단단하거든요. 아, 정말입니다. 매끈하고 두터워서 탄탄한 멘탈이어서가 아니라, 워낙에 꾸깃꾸깃하게 접혀져있어서 더 쪼그라들 수가 없는 멘탈이거든요. 그러니 흔들리거나 구겨지지 않고 잘 버틸 수 있을겁니다. 보세요, 주말 아침부터 브런치에 글 하나 올리고 있잖아요. 늘지 않는 구독자 수와 낮은 조회수에 실망은 좀 하겠지만 그래도 오늘의 나 자신 칭찬하고 스스로 뿌듯해하며 오늘 하루 보낼겁니다. 그러니, 지금 이 글을 읽어주시는 작가님께 감사 인사 드리며 글을 마치려고 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하루 복받으세요.  
다음에 또 다시 뵈어요. 꼭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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