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였던가. 엄마는 목련이 봄의 시작을 맞이하는 꽃이 아니라 겨울의 끝을 배웅하는 꽃이라 했다. 그간의 모질고 억센 시절을 한껏 여리고 아름다운 자태로 떠나보내는 꽃이라고. 그 모습이 심히 환하고 주책스러워 사랑스럽기 그지없다고 했다. 누가 누구한테 뭐라는지. 겨울이 떠나가는 풍경을 올려다보며 미소 짓는 엄마를 보고 있자니 비로소 봄이 오고 있다는 사실이 실감났다. 웃음이 나왔고, 뭔가를 실감하는 일이 나를 살아 있게 만드는 것 같았다. ---「겨울의 끝」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