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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어라 Jun 15. 2023

삼남매가 분식집을 차리면?

가게 이름을 뭐라고 하면 대박날까요

퇴직하고 어떻게 살면 좋을까? 더 늙기 전에 어떻게 하면 돈을 벌 수 있을까? 내가 잘하는게 뭘까? 생각하다 문득 동생들과 가게를 차리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뚝딱뚝딱 요리 잘하는 여동생은 주방을 맡고, 싹싹하고 붙임성 좋은 내가 홀과 서빙을 맡는다. 차분하고 성실한 올케가 계산대를 책임지고 활달한 남동생이 배달하면..... 딱이다! 업종은 무난한 분식이 어떨까? 작고 아담한 삼남매 분식집! 대박!


여기까지 생각하자 완전 흥에 겨워 남매톡방에 올렸다. 기가막힌 아이디어라며 신나서 메세지를 보냈더니 여동생은 어이없다며 코웃음부터 쳤다. 고깃집도 아니고 분식집해선 돈 벌기 힘들단다. 흥, 회의론자 같으니. 큰누나 말이라면 팥으로 메주를 쑨대도 네,네, 하는 남동생은 그저 재밌다고 웃기만 다. 그러거나 말거나 내 상상은 계속 이어졌다.


-서울말고 남미에서 차리면 어떨까? 한국식 분식집!

-애들 대학못가면 여기 취직시키면 되잖아!


 제일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이던 여동생이 뜬금없이 가게 이름이 중요하다며 끼어든다. 그러더니 진짜 인스타 '키크니 작명소'에 사연을 보냈다. 어떤 이름일지 재밌을 것 같단다. 이름이 마음에 들면 진짜로 가게를 열려나? 제발 사연이 채택되어야할텐데. 갑자기 간절해진다.



 친구랑 사업하면 의 상하기 좋다지만, 형제는 절대 돈으로 엮이는 거 아니라지만, 동생들이랑 함께 가게를 낸다는 상상만으로 너무 신이 난다. 남편도 제부도 필요없고 내 피붙이랑만 지지고 볶는 가게.(하지만 올케는 정말정말 사랑스러우니까 껴줄거다. 올케가 싫다고 하면 어쩌지?)


어디, 계산을 좀 해보자. 기본적으로 네 사람 인건비는 건져야 할테고. 거기에 월세며 인테리어비, 재료비 등등 기타 들어가는 돈을 생각하니........... 한 달에 이천만 원은 넘게 벌어야겠구나. 아이고, 알바없이 남매가 힘을 합해 한 달 내내 하루종일 일해도 저 돈 못 벌겠지. 안돼 안돼. 도무지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다.


 나 진짜 홀써빙 열심히 할 수 있는데, 진짜진짜 잘 할 수 있는데. 아, 이 소질과 재능을 묵히자니 아까운데. 여동생 주방에 가둬두고 요리시키고 남동생 종일 바깥으로 돌리는 악덕 사장 노릇도 해보고 싶은데. 안타깝게 실현 가능성이 없다. 에이 좋다말았네. 다른 거 뭐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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