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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어라 Jul 18. 2023

브런치와 함께 일주일 보내기

일주일 컨셉 울궈먹기입니다.

  

  월요일,

서랍에 글을 써서 넣어뒀다. 내일 아침 출근하며 발행해야지. 곳간에 그득한 쌀가마를 보는 지주의 마음이다. 자본주의 만세.


   화요일,

구독자가 줄었다. 숫자 하나 차이지만 하늘을 오르던 연이 줄이 끊어져 추락하는 모습을 눈 앞에서 지켜본 것 같다. 과장이 아니다. 숫자에 연연하지 않는다지만 그렇다고 무심한 것도 아니었다.


   수요일,

앱으로 인기글과 에디터 픽 글들을 읽다보면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르게 지나가있다. 세상에는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과 다양한 이야기가 있구나 싶어 새삼 놀란다.


   목요일, 

이틀에 한 번은 새 글을 올리고 싶은데 그러자니 글의 밀도가 떨어지고, 집중해서 다듬은 글을 쓰자니 글감이 없고, 아무글이나 발행할까 싶어도 조회수가 마음 아프다. 어떡하는게 좋을까.


   금요일,  

나보다 적게 글을 발행했는데  구독자는 나보다 배는 더 많은 작가님이 부럽다.

나보다 브런치를 늦게 시작했는데 글을 잘 쓰는 작가님이 부럽다.

나보다 젊은데 글이 깊이가 있는 작가님이 부럽다.

브런치에 나보다로 시작해서 부럽다로 끝나는 문장을 10개 넘게 쓸 수 있을 것 같다.

다른 작가님의 잘 쓴 글을 읽고나면 생기는 부작용이다.

 

뜬금없지만 작은도서관 사진

   토요일,

다음에 발행할 글감이 떠오르지 않아 오래 전 일기를 찾아본다. 써먹을 만한 얘기가 있나, 건질만한가, 여기저기 뒤적이는데 남을 낚는 게 아니라 나를 낚는 기분이 든다. 씁쓸하지만 그래도 월척대신 피래미 하나 건졌다. 조금 수정해서 서랍에 넣어둔다.


   일요일,

조용히 책을 읽고 밀린 빨래를 한다. 커피를 마신 뒤 욕실 정리를 한다. 평범한 일상인데 글로 써보면 다른 세계가 된다. 글을 쓰며 행복해진다. 쓰면서 내 자신이 되고 동시에 밖에서 나를 바라보는  관찰자가 된다. 이 특별한 경험이 좋다. 이 얘기도 브런치에 써야겠다. 라이킷과 댓글이 달릴까? 살짝 기대하며 저장버튼을 누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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