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금요일에 졸업인 작은아이가 막 집에 돌아왔다. 지금까지 6년 동안, 학교 끝나고 집에 왔을 때 엄마가 맞아 준 적이 몇 번이나 될까. 엄마가 먼저 방학하니 이렇게 좋을 수가 없다.
문 열리는 소리가 나자마자 현관 앞에 달려나가 아이를 반겨주었다. 분명 아침에 가방 안에 우산이 있는 것을 봤는데 옷이 젖어있다. 심지어 이 추운날 손에는 콜팝을 들고 있다.
- 우산 안 쓰고 왔니?
- 아니 썼어
- 근데 왜 이렇게 젖었어?
- 친구집에 데려다 줬어. 그 친구 우산 없었거든.
아, 다정도 해라. 비오는 날, 친구를 집까지 데려다 주고 오는 6학년 남자아이라니.
- 그래서 친구가 콜팝 사줬다.
더구나 고맙다고 간식을 사서 같이 먹는 친구라니.
한 우산을 쓰고 겨울빗속을 걸어가는 두 소년의 모습을 떠올리니 그저 어여쁘고 흐뭇했다. 서로를 살펴주는 아이들 덕에 자꾸 웃음이 났다.
- 1월 3일에 썼던 글
그러더니 결국 졸업식 날도 엄마아빠 형을 버리고 그 친구와 함께 놀러간 작은 아들.
저 다정한 뒷모습 좀 보라지.
등뒤에 살짝 올린 손과, 오른쪽으로 미묘하게 기울러진 친구 머리까지, 연인이 따로 없다.
사진 오른쪽이 우리집 파충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