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월 5일에 첫 만남을 시작한 엄마들의 책모임이 어느새 1년이 되었다. 들고 나는 사람들도 있었고, 활동을 쉬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꾸준히 모임을 열 수 있었고, 제법 참여자도 늘었다. 책을 통해 회복하는 모임, 함께 읽고 같이 성장하는 모임이라는 취지에 어울리도록 책을 고르고 토론보다 성찰에 집중하도록 질문을 만들었다. 그 결과, 지난 1년 동안 가장 적을 때는 3명 많을 때는 8명이 모여 총 20권의 책을 읽었다. 1주년 기념 이벤트로 모임 이름 공모도 하고, 최고의 책도 뽑아보며 연말을 즐겁게 보내고 이제 새롭게 새해를 시작한다.
아이를 양육하는 엄마들이 평일 저녁에 시간을 내서 모인다는 것은 정말 큰 결심이 있어야 하는 일이다. 아이가 아플 수도 있고, 시험기간일 수도 있고, 돌봐줄 사람이 없으면 집을 비울 수도 없다. 그런 상황이다보니 모임에 참여여부도 불투명하고 유동적일 수 밖에 없다. 직장에 살림에 육아에, 책을 끝까지 읽어내는 것도 쉽지 않다. 그래서 늘 유연하고 느슨하게, 부담되지 않고 편안한 모임을 유지하고 있었다. 이제 2년 차가 되는 책모임, 조금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어떻게 하면 자발적인 적극성을 끌어낼 수 있을까?
그래서 생각한 것이 완독기부다. 한 권을 읽으면 천 원씩 기부금을 내서 연말에 기부하기. 1년에 20권을 다 읽으면 2만원이다. 천 원씩 모으면 부담도 되지 않고 스티커 모으듯이 약간의 재미와 보람도 있다. 게다가 다같이 2만원씩 모아서 모임 이름으로 기부하면 소속감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모임에서 뜻을 밝히자 모두들 흔쾌히 동의해주셨다. 선한 사람들 덕에 늘 감사하고 기운이 난다. 금액에 상관없이 각자 기부에 동참하기 위해서라도 조금 더 열심히 책을 읽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지난 목요일, 새해 첫 책모임에 참여한 7분 중 6분이 완독했고, 참여하지 못했지만 두 분이 완독해서 총 8명, 8,000원이 모였다. 모임통장을 개설하는 건 관리가 버거울 것 같아서 예쁜 현금봉투를 준비했다. 한 권 읽을 때마다 천 원씩. 십시일반으로 모아서 작으나마 이웃과 나누려한다. 다음에는 몇 분이 완독하고 얼마를 또 모을 수 있을지, 기대된다.
자자, 한 권당 천 원씩, 책 읽고 돈을 내세요, 같이 기부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