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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추석에 들은 말 BEST 3

by 피어라

1. 명절을 앞두고 머리를 했습니다. 어깨까지 내려오게 자란 웨이브를 짧게 쳐낸 볼륨매직. 거울속에 비친 내 모습이 참으로 만족스러웠습니다. 생기있고 단정하며 엘레강스해보였습니다. 진짜입니다. 머리카락을 찰랑이며 집으로 돌아갔지요. 남편이 저를 보자마자 어깨를 안으면서 말했습니다.


"어디서 한거야........."



2. 명절 당일, 찰랑이며 친정에 들어서니 1일1팩을 하는 열네 살 조카가 저를 보고 말했습니다.


"이모, 최양락이야?"

화면 캡처 2024-09-19 101909.png

네, 오늘부터 가문의 금기어가 생겼습니다. 최.양.락.



3. 구순을 앞두신 큰이모. 옛날분이기도 하시지만 원체 체구가 작고 여리여리하신 분이라 평소에도 나를 보면 "저래 우람해야 아들 키운다"라며 칭찬(???)하시는 분입니다. 설겆이 하려고 뒤돌아 선 나를 보고 식탁에 앉아계시던 우리 큰이모. "저 다리 봐라, 부잣집 맏며느리 다리다."


네, 맏며느리도 아니고 부잣집며느리는 더더군다나 아니지만, 무슨 뜻인건지 다 알아들었다구요. 이모 그마안...



행복하고 정겹고 즐겁고 배부르고 여유롭고 좋고 아주좋고 기타등등했던 추석이었지만, 저기 어딘가 멍이 하나 들었네요. 에라 모르겠다, 술이나 한 잔 마셔야겠다!

KakaoTalk_20240919_101723104.png 모두의 풍속도, 내 그림


이상, 2024년 추석에 제가 들은 말 베스트 3였습니다!!!



번외편 - 순위에 들지 못했지만.


애인이 추석선물을 들고 집앞으로 왔습니다. 깨알같이 행복하자는 메세지까지 붙여서 들고 온 그녀가 바뀐 머리를 보더니 놀란 표정을 짓습니다.


"어머, 언니 머리 잘랐네?"

"어, 볼륨매직했어."

".......볼륨이야? 기름져서 그런가?"

KakaoTalk_20240919_101646026.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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