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주술회전)
사춘기라면 무조건 나가서 뛰며 에너지를 발산할 것 같지만 우리집 내향인 집돌이 중2는 집 밖에 나가지 않는다. 하루 종일 잠옷 바람으로 집안에서만 머무는 게 일상이다. 그런 아들이 어쩐 일인지 토요일 저녁에 외출을 하겠단다. 친구들과 주말에 개봉하는 일본 애니메이션 주술회전 극장판을 보기로 했다나. 어쨌거나 엄마가 챙겨준 용돈을 들고 아들은 여유 있게 집을 나섰다.
친구들과 영화를 보는 아들을 상상하니 괜히 내가 들뜨고 신이 났다. 그 날 저녁, 들어오는 아들을 현관에서부터 붙잡고 물어봤다.
“영화 어땠어? 재밌었어?”
“아니, 못 봤는데.”
아들이 신발을 툭 떨구고는 나를 지나쳐간다. 황급히 따라붙으며 재차 물었다.
“뭐? 왜 못 봐?”
“15살이 안돼서 우리끼리 못 본대.”
아이고 세상에. 안타깝게도 영화가 15세 관람가인 모양이었다. 아이들끼리만 갔으니 관람제한에 걸렸던 거다.
“그래서 어떻게 했어?”
“그냥 친구들이랑 짜장면 먹고, 당구 치다가 왔어.”
다 큰 척하는 열네 살짜리 남자애들 댓명이 극장입구에서 당황하고 머쓱해하다 돌아섰을 광경을 생각하니 절로 웃음이 나왔다. 어쩜 미리 확인하고 알아본 친구도 하나 없었을까. 이 어리버리 중2들아. 자기들끼리 짜장면 먹은 것도, 당구장에 가서 어설프게 점수계산도 못하고 되는 데로 치다 나온 것도 다 귀엽다. 19세 관람가도 무사통과할 날이 곧 오겠지만 뭐라 해도 아직은 순수한 것 같아 가볍게 머리를 헝클어주고 일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