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서른 마리의 돌고래들과의 수영
3번째 온 발리인 만큼 가보지 않은 지역을 가보고자 했고, 그래서 로비나&멘장안에 왔다. 멘장안은 수심이 낮고, 형형색색의 물고기들이 있는 반면 로비나의 수심은 깊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깊었다. 물속에 돌고래가 있으면, 돌고래가 보이고, 돌고래가 가버리면 아무것도 안 보이는 정말 파-란 바다였다.
로비나에 돌고래가 많은 이유는 돌고래들의 먹이 환경 때문이라고 했는데, 들어가 보니 수심이 꽤나 싶어서 돌고래가 수영하고 놀기 좋겠구나 생각했다.
우리는 이런 돌고래와 같이 수영하는 투어가 처음인데, 그래서 많이 서툴렀다. 시간이 약간 지나면서 익숙해지긴 했지만, 다시 생각해도 신박한 순간이었다.
1) 돌고래 무리가 보이는 순간 선장님은 배를 끌고 '호도도' 간다. 그 찰나에 우리는 보트와 연결되어 있는 나무 막대기를 잡고 뛰어내려야 된다. 그렇지 않으면 돌고래가 빠르게 수영해 가버리기 때문이다.
2) 팔 힘이 매우 많이 필요하다. 바를 꽉 잡은 채로 끌려다니기 때문에, 놓칠 것 같더라도 놓치면 안 된다!
(근데 마음이 급한 나머지, 바를 내던지고, 내 몸도 내던졌더랬다. 선장님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내 쪽으로 다시 와주셨다.)
3)스노클 안으로 물이 들어오면, 후! 하고 숨 쉬면서 물을 빠르게 빼내고 숨을 쉬어야 된다. 빠른 돌고래들을 물속에서 보려면, 한시도 물 밖으로 얼굴을 빼선 안된다.
블로그 통해서, 인기가 많은 현지 업체에 연락해서 신청한, 돈을 지불한 투어였는데..
선장님의 "be quick! be quick! you only point with finger, one hand with bar not ok (돌고래가 오면 손가락으로 방향을 가리키라고 했는데, 힘이 없으니 그렇다고 한 손은 떼면 안 된다고..)"라고 이런 식으로는 빠른 돌고래를 쫓아갈 수 없다는 다소 격양되보이는 모습에 약간 마음 상할 뻔했지만..
그럼에도 우릴 위해? 돌고래를 보여주기 위해 고군분투했겠거니.. 그래서 웃으면서 화내지 말라고, 우린 처음이라고 얘기할 수 있었다. 돌아가는 길이 퇴근길이라 좋으셨는지, 리뷰까지 써달라고 하시던..^_^
돌고래들과의 수영은 정말 경이로운 경험이었다. 22년도 신혼여행 때 하와이에서 상어 투어를 했던 기억이 난다. 그 때는 바다 한가운데 케이지에 들어가 상어를 관찰하는 방식이었다면, 이번엔 바다에서 돌고래들과 함께 수영하는 것이었다.
내 아래에서, 혹은 나보다 앞서 헤엄치는 돌고래들을 따라가다 보니, 작게는 8마리 정도의 아기 돌고래들이 함께하는 무리부터, 많게는 셀 수 없을 만큼- 약 30마리쯤 되는 - 돌고래 떼가 함께 다니는 모습을 보게 됐다.
그 풍경은 너무도 신기하고 감동적이었다 한 손으로 바를 붙잡고, 다른 한 손으로 돌고래에게 손 흔들어주고 싶었는데, 물리적으로 불가능했다^_^
비록 다음 날 내 전완근, 겨드랑이 다 털린(?) 상태였지만, 하나도 아깝지 않았다. 2-3번 다시 보고 싶은 정말 특별한 돌고래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