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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미숙 Apr 16. 2023

7. 가져도 가져도 가지고 싶은 것

<동네책방 그래더북 쓰기 챌린지 >

오늘의 주제는 그래더북 팀장님이 추천해 주신 주제다. 팀장님이랄까, 실은 오래된 동네 친구이자 책 친구다. 동네 책방을 하고 싶다고 이야기했을 때 누구보다 기뻐하며 두 팔 걷고 나서주었던.. 덕분에 둘이서 알콩달콩 회사놀이를 하고 있다.


아무튼! 팀장님께서 던져주신 오늘의 화두는

가져도 가져도 가지고 싶은 것!


어릴 때도 참 가지고 싶은 게 많은 아이였지만, 어른이 되었을 때부터 생각해 보면 여행 다니며 곳곳에서 모았던 엽서나 그림을 꼽을 수 있겠다. 그림이라고 해봐야 돈이 없던 학생 시절 유럽 골목 곳곳에서 사모은  다다. 그래도 여행 가방에 소중히 넣어와 취향껏 액자를 만들어 걸어두고, 장식된 벽을 흐뭇하게 바라보곤 했는데 아무래도 컬렉터의 기질이 있나 보다. 픕..


옷도 좋아했다. 특히 티셔츠와 청바지를 좋아해서 독특한 디자인을 많이 산 것 같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사모은 티셔츠 컬렉션은 책이 되기도 해서 하루키 님은 무얼 수집해도 책이 되는구나 당황한 적도 있다. 분발해야겠다. 내가 모은 무언가가 책의 소재가 되려면 유명해져야 하니까.

^^;


무라카미 T (내가 사랑한 티셔츠)

http://m.yes24.com/Goods/Detail/101347574



핸드크림도 빼놓을 수 없다. 돈을 직접 만지는 직업을 가지면서 손이 더럽다고 느껴질 때가 많았다. 고객이 손가락에 퉤퉤 침을 묻혀 센 돈을 수없이 만졌다. 방구석 어디선가 묵힌 먼지와 좀이 쓴 돈 수천 장을 세기도 했다. 고객이 돌아가면 손을 열심히 씻었다. 결벽증이 있는 사람처럼.. 건조해지지 않게 늘 핸드크림을 챙겨 바르며 핸드크림에 대한 집착이 강해젔나 보다. 안 써본 핸드크림이 없는 듯하다.



영국 Brighton글로벌 브랜드 <BODY SHOP>고향이다, 이십 대  Brighton 근처 Lewes라는 곳에서 일 년 정도 지낸 적이 있는데, 당시 한국에서 꽤 비싼 <BODY SHOP>이 현지에서는 저렴했다. 덕분에 여러 향의 바디로션을 사두고 그날 그날 기분에 맞는 향을 선택해서 쓰는 호사를 누렸는데 봄꽃 향기가 가득한 아나냐 ANANYA 향을 잊을 수 없다. 아나냐는 꽤 오래전 절판되었다. 정말 너무 아쉬웠다. 가져도 가져도 가지고 싶은 향이었는데..


https://ko.m.wikipedia.org/wiki/%EB%B8%8C%EB%9D%BC%EC%9D%B4%ED%84%B4


<바디샵은 이렇게 창업되었다>


수집가적 기질은 이런저런 물건에서 나타나지만, 역시 책을 빼놓을 순 없을 것 같다. 그러니 돈 안 되는 책방을 하고 있는 거 아닐까? 책방을 하니 나를 잘 모르는 분들은 책 읽는 거를 좋아하나 봐요라고들 하지만 사실 책을 읽는 것 보다 사는 편을 좋아해서  책방을 는 것 같다. 살짝 홍보도 곁들이면 바로 여기. 하하~

https://naver.me/5qg4Dg1f


함께 기획도 하고 책도 읽고 무엇보다 일상을 나누는 팀장님과 얼마 전 파주 출판도시에 다녀왔다. 출판사나 출판사가 운영하는 북카페 가자고 하면 누가 선뜻 나와 가줄까 싶은데 우리 팀장님은 당연히 기뻐하며 동행하겠노라 했다. 수많은 책을 보며 기뻐하고 속에 파묻혀 헤어 나오지 못하는 우리는 영락없는 책순이니까. 읽는 것도 좋아하고 사는 것도 좋아하고 보기만 해도 좋아한다. 가지고 가져도 가지고 싶은  일 번이다. 베고 자거나, 아령으로  쓰거나, 장식용으로 쓰거나, 햇빛 가리개로 쓰거나, 뱃살 가리개로 쓰거나 하는 ㅋ 읽는 것 말고도 참 활용도가 많은 책을 보고 있노라면 책이 맛있어 급기야 도서관 책을 훔쳐다 소금과 후추를 쳐서 먹는 <책 먹는 여우>가 이해될 판이다.


http://m.yes24.com/Goods/Detail/232775

언젠가 키우던 강아지가 요 책을 콕 찍어 씹어먹는 바람에 박장대소했는데, 요 녀석도 책이 맛있다는 걸 알았던 거다.



아무튼 책,


가져도 가져도 가지고 싶은  넘버 원은 바로 책이다..


끝.



 * 이 글은 동네책방 그래더북 독서 회원들과 함께하는 <쓰기 프로젝트> 중 하나의 글이며, 이 날의 주제는 <가져도 가져도 가지고 싶은 것 >이었습니다.(^__^)


* 사진 배경:파주 문발리 헌책방 골목 블루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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