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고미숙 May 08. 2020

놓치기 쉬운 Annual Cost!

소소한 재테크

해가 바뀔 무렵이면 탁상달력 하나를 챙겨 가족들의 생일을 하나하나 메모합니다. 보통의 스케줄은 모바일로 관리하지만 가족들의 생일만큼은 혹여 빠질세라 아날로그 방식으로 직접 체크해 두고 있거든요. 아마 여러분도 새 달력에 미리미리 체크해 두는 연간 스케줄이 있으실 텐데요, 오늘은 돈과 관련된 연간 스케줄에 대해 이야기할까 합니다.


십여 년 전 함께 근무했던 동료는 당시 이백만 원에 가까운 DSLR 카메라를 몹시 가지고 싶어 했습니다. 그렇게 사고 싶으면 지금 바로 사야지라이야기하니 그 친구는 '카메라를 살 돈'의 계정모여 구입할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사고 싶은 물건이 있으면 카드로 사는 것이 아니라 일 년이 걸리더라도 매월 돈을 모아서 사는 것이 자신의 소비습관이라고 말이죠.


VIP실에는 자녀가 외국인 학교에 다니는 고객이 종종 있습니다. 자산이 많은 분들도 외국인 학교의 학비가 꽤 부담이 되었는지 1년짜리 정기적금에 가입하고 학비를 납부하는 경우를 꽤 보았습니다. 1년 정기적금 만기가 되어 목돈이 마련되면 학비로 사용하고 곧바로 학비 대비용 적금에 다시 가입했죠.


이렇게 일 년에 한 번씩 정산하는 돈, 비교적 큰 금액의 물건임에도 구매함에 있서 종종 무심한 경우가 있습니다. 매달 급여를 받는 직장인도, 자영업을 하는 사장님도 매월 자금의 흐름에는 익숙하지만 일 년의 흐름은 종종 놓치죠. 저 역시 그렇습니다. 매월 빠져나가는 각종 공과금, 식비, 통신비 등에는 익숙한 편이나 퇴근길 무심히 들여다본 우편함 속에 놓인 세금 청구서, 자동차세 청구서 등에는 익숙지가 않습니다. 




공시지가 최고의 명동지역의 건물을 소유하면서도 연간 납부 세액을 관리하지 못해 대출만 늘어난 경우도 보았습니다. 큰돈도 연단 위 관리가 되지 않으면 결국 최종적으로 수중에 남는 돈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이야기죠.  매월 관리하는 수입과 지출은 비교적 잘 파악하고 있는 반면 일 년에 한두 번씩 정산하는 비용에 대해서는 소홀한 법이거든요. Annual cost 계획을 세우지 못하면 돈이 많더라도 자산이 유지되기 쉽지 않습니다.


쉬운 예로 보유 부동산 자산에 대한 재산세를 낸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재산세는 매년 6월 1일을 기준으로 소유자에게 부가되는 세금인데요, 주택의 경우 매년 7월과 9월 두 번에 나누어 청구가 되고 있습니다. 한 아파트의 공시지가가 5억 상당이라고 할 때 부가되는 총재산세가 약 백만 원 상당이 되는데요, 매월 고정된 수입을 수령하는 급여 소득자의 경우 백만 원이라는 금액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누구나 한 대씩 가지고 있는 자동차도 마찬가집니다. 아주 오래된 연식의 2000cc 제 차는 세금 50% 경감받아 대략 26만 원이라는 세금이 부과되지만 최근 등록한 차량의 경우는 52만 원 상당입니다. 자동차의 경우 세금뿐만 아니라 보험료 역시 필수 항목인데요, 저는 올해 자동차 보험을 갱신하며 약 50만 원 이상의 비용을 냈습니다. 제 차는 정말 오래되었기 때문에 경감된 자동차세, 낮은 보험료가 청구되었지만 신차일수록 더욱 높은 유지 비용이 나오겠지요.


매년 내야 하는 항목뿐만 아니라 직장인의 연례행사 중 하나인 4월 정산 건강보험료 항목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매년 4월이면 정산하는 건강보험료 때문에 안 그래도 얇은 직장인의 유리지갑은 깨질 것 같다는 생각 조차 듭니다. 건강보험료 역시 대표적인 Annual 항목입니다. 재산세나 자동차세 등보다는 체감이 덜한 항목이지만, 올해처럼 코로나라는 예상치 못한 불청객이 찾아든 해에 건강보험료 정산은 더욱 가혹하게 여겨질 것입니.




이러한 Annual cost는 어떻게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까요? 요즘은 네이버와 같은 포털에서 보유 아파트 시세뿐만 아니라 해당 동호수의 공시지가 확인까지 가능하고, 내야 할 재산세까지 계산기를 통해 손쉽게 알아볼 수 있습니다. 자동차세 역시 등록일과 배기량만 넣고 손쉽게 세액을 조회해 볼 수 있는데요, 먼저 예상되는 Annual cost를 계산해 보세요. 보통은 소요자금을 입출이 자유롭고 이자를 조금 더 주는 통장으로 이체하여 사용하는 것이 가장 흔합니다. 은행의 MMF 통장, 증권회사의 CMA통장 등이 대표적으로 활용되고요.


혹은 외국인 학교를 다니는 자녀의 학비를 준비하던 고객의 사례처럼 항목에 맞는 적금에 가입하여 적금 별명을 붙여두는 것도 좋습니다. 2020 재산세, 2020 자동차 비용 등 통장에 제목을 붙여두면 재미있을 뿐만 아니라 인터넷 뱅킹이나 모바일 뱅킹에 로그인할 때마다 어떤 제목의 돈이 지출 예정인지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는 효과도 있습니다.


이런 틈새시장을 공략하여 각 은행에서 히트를 쳤던 상품이 바로 여행 적금입니다. 제가 근무하는 은행에도 여행 적금 상품 안내 문구에 '여행 가고 싶을 땐 저축 먼저!'라고 적혀 있어요. 저는 친구들과 함께 매월 1인당 3만 원씩 납입하는 회비 통장을 몇 개 가지고 있는데요, 연말이면 함께 우정 선물을 마련하기도 하고, 연말 조금 거한 송년모임에 충당하기도 하지요. 체감이 어려운 미래의 연금 항목보다 좀 더 현실적이고 쏠쏠한 재미도 있습니다.


적고 보니 참 소소하다는 생각도 들지만 작은 돈에서 큰돈까지 깜빡하면 놓치기 쉬운 Annual 항목은 분명 많습다. 놓쳐서도 안되고요. 문득 독자님들께서 챙기고 있는 Annual cost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도 궁금해지네요. 어떻게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계신지도요. 혹 좋은 팁을 공유해 주실 분이 계시다면 댓글을 통하여 공유해 보아도 좋을 것 같아요.


(사진출처. Francesca Farrisi)

매거진의 이전글 매일 스타벅스 커피 한 잔 말고 스타벅스 주식 5천 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