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정아 Apr 18. 2019

지금 하지 않으면 언제 하겠는가

우리 앞에 과연 몇 날이나 남았을까




최근 팀 페리스(Timothy Ferris)의 책 <지금 하지 않으면 언제 하겠는가 >를 읽었다.

프린스턴 대학교에서 ‘기업가정신’을 강의하며 성공적인 작가와 투자자의 길을 걸어온 팀 페리스는 석학, 언론들에게서 ‘우리 시대 가장 혁신적인 아이콘’으로 평가받는다. 그는 페이스북, 알리바바, 우버 등 세계 최고 혁신기업의 초기 투자자이자 컨설턴트로서 엄청난 수익을 올렸고 그가 쓴 책은 모두 아마존과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자신이 직접 썼다기보다는 ‘팀 페리스 쇼’에 출연했던 유명인사들을 인터뷰하고, 설문조사를 하여 그걸 요약정리한 책이다.

유발 하라리, 스티븐 핑커, 크리스 앤더슨, 톰 피터스 등 하버드대 석학부터 글로벌 CEO에 이르기까지, 이 시대 가장 위대한 인생 교사 133명의 지혜와 통찰을 52개로 요약한 현대판 잠언이라 할 수 있겠다.

2018년〈뉴욕 타임스〉베스트셀러 1위, 2018년 아마존 자기 계발 분야 베스트셀러 1위, 팟캐스트 비즈니스 분야 최초 2억 회 다운로드 돌파. 이렇게 요란한 광고만큼이나 현란한 말들의 성찬이 펼쳐진 책이었다. 나는 그 여러 멘토들의 이야기 중 가장 젊은 드류 휴스턴의 이야기에 감동을 넘어선 충격을 받았다.

드롭박스(Dropbox)의 창업자 드류 휴스턴은 1983년 출생의 젊은 기업가이다. 2005년에 MIT 졸업한 그는, 2013년 모교의 졸업식에 초청연사로 초대받았다. 그때의 일화로 유명한 연설이었다는데 나는 이 책을 통해 이제야 접했다.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의 졸업 초청 연설에서 그는 “인생은 겨우 30000일인데, 당신은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주제로 강의를 했다. 그러면서 졸업생들에게도 “여기 앉아 있는 여러분들도 이미 8000일이나 썼다”라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 쓸데없는 걱정을 자주 하곤 했는데 어느 날 그를 냉정하게 만든 순간을 떠올렸다. 휴스턴이 샌프란시스코로 이사를 하고 나서 어느 날 밤 잠이 오지 않자 컴퓨터를 켜고 뉴스를 보다가 ‘사람의 인생은 겨우 30000일뿐이다’는 기사를 읽게 된 것이다. 그래서 그는 계산기로 그의 나이인 24에 365를 곱하고서는 이미 자신의 인생의 9000일이나 썼다는 것에 깜짝 놀랐다. 그는 ‘내가 뭐 하느라 이 시간을 다 썼지?’라며 반성하듯 자신에게 되물었다고 한다.

헐! 어쩌면 좋아. 책 읽다 말고 계산해보니 나는 2만 2천 일을 훌쩍 넘기고 있지 않은가? 최근 100년 가까이 사신 김형석 교수님 책에서, 요즘엔 65세 까지를 청년이라 한다기에 아직은 젊다고 자신했었다. 죽기까지 아직 멀었다 안심했다. 그러나 이게 뭔가? 드류 휴스턴은 24세에 일찍이 깨달은 걸  60 넘어 깨닫다니 잠이 오질 않았다. 도대체 무얼 하느라 이 많은 날들을 허비했단말인가?

이런 유의 자기 계발서엔 별로 관심을 두지 않고 살았다. 빌려간 책을 교회 도서실에 반납하는 분이 추천하셔서 무심히 집어 들고 온 책에서 소중한 시간과 소중한 하루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해 보았다.

여러 멘토들의 조언에는 다음과 같은 공통점이 있었다.

“성공을 목표로 삼지 마라. 성공을 위해 너무 애쓰지 마라. 성공에 초점을 맞추면 맞출수록 그것에서 더욱더 멀어질 뿐이다. 성공이나 행복은 의도적으로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것이다. 그것에 무관심함으로써 그것이 저절로 찾아오도록 해야 한다.”

“지금 눈앞에 있는 것에 집중하라. 좋은 날을 하나씩 쌓아 좋은 인생을 만들어라.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면 충분하다.”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지금 가장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를 생각하라.”

흔히 듣던 이야기들이지만 7천 일(아마도 늘 아픈 나에겐 그보다 덜 남았지 싶다)도 남지 않은 시점이어서인지 무척 와 닿았다. 시간을 세월을 허투루 쓰지 말아야지  결심했다. 매일매일이 마지막이듯 간절하고 진실 되게 살 이유인 것이다.

우리 앞에 과연 몇 날이나 남았을까?


*서울공대 남가주 동창회 창립 50주년 기념문집 수록글

수필가 이정아 (74 건축 이병성 동문의 spouse)



작가의 이전글 동주와 서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