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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정아 Jun 21. 2019

혼혈인의 어머니

동두천 마마

‘동두천 마마’

이정아

혼혈 한국인을 위한 기금 모금 콘서트가 있었다. 한국전쟁시 태어난 혼혈인들이 주축이 된 입양인 모임인 하파 (HAPA Club)과 혼혈 한인 재소자를 돕는 C.O.R Mission을 후원하기 위한 연주회였다. 남편이 속한 재즈 밴드(Ktown Jazz band)가 공연하기에  동행했다.

재즈 밴드의 트럼펫 주자이신, 조이 고(Joey Ko) 목사님은 7세까지 한국 동두천에서 살다가 미국으로 입양되었다. 한국전쟁시 태어난 한 흑 혼혈인이다. 성인이 되자 입양 가정으로부터 나와 파양을 하고 다시 어머니의 성씨를 따랐다. 작년에 생모를 찾으러 입양단체였던 홀트 아동복지회를 찾아갔으나, 입양동의서에 사인한 엄마의 필적만 보고 왔을 뿐이다. 살아계시다면 90 가까우실 것이란다. 사진 찍어온 입양동의서엔 한문으로 얌전히 ‘고숙희’라고 서명되어있었다.

어머니를 생각하며 ‘동두천 마마’라는 노래를 작곡하여 어제 선보였다. 놀이터보다 술집과 바리케이드가 많던 동네 모습, 가난했던 시절과 어릴 적 생이별한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노래인데 후렴구는 “ 사랑해요 엄마, miss you mama, love you mama” 가 무한 반복된다. 어느새 조이 목사님 얼굴에 눈물이 흐르고 따라 부르는 입양인들의 얼굴도 눈물로 얼룩졌다.

이구동성으로 오래전 헤어진 생모가 그립고 보고 싶다는 것이다. 원망도 없고 그 엄마의 삶도 방해할 마음 없이 생사만이라도 알고 싶어 한다. DNA 검사로 남동생을 찾은 리사 씨의 경험이 소개되고 정보를 진지하게 공유한다.

혼혈 작가 China Robinson Linsey의 책 《from Seoul to Soul》 이 소개되고 한 부분을 작가가 낭독했다. 혼혈 한국인들의 글 모음집   《mixed Korean:our stories》 도 소개되었다. 두 권 모두 구입했다.

더불어 한인 재소자를 선교회의 김 목사 님이 혼혈 한인 재소자의 케이스를 설명하셨다. 입양 한인 중에 바뀐 환경에 적응 못해 범죄에 연루되어 수감 중인 이들이 꽤 있단다. 도움이 절실하다신다. 실은 재소자를 위한 위문편지 사역에 오래전 동참했지만 지속적으로 하지 못해서 죄송하던 차였다.

관심 갖지 않고 살았던 혼혈인의 세계를 이번에 조금 접한 셈이다. 남편의 Ktown Jazz Band가 Joey Ko 목사님 덕에 재능기부도 하고 물질 기부도 하게 되었다. 밤 9시에 끝나는 행사를 돕느라 토요일 한나절을 몽땅 썼어도 뿌듯한 마음. 나보다 남을 위해 썼기 때문이리라. 어려서 영문도 모른 채 이산의 슬픔을 겪은 이들에게 회복의 역사가 이루어지길 기도한다. 그 간의 고통을 상쇄할 기쁨과 행복이 앞으로 충만하길 간절히 바란다.



한국수필 작가회 2019 동인지/찻잔에 내려앉은 시간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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