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정아 Sep 19. 2021

추석 선물

배달 사고(?)



한국의 막냇동생이 형제들 단톡방에 사진을 올렸다. 엄마가 안 계신 빈집에 들렀더니, 나태주 시인께서 어머니께 보낸 소포가 와 있더란다. 엄마는 요양병원에 입원하셔서 밖의 일을 모르신다. 마른 멸치와 건새우가 들어있는 추석선물이다.


시인은 해마다 친정어머니께 선물을 보내셨다. 공주의 알밤이나 햅쌀, 한과 같은 것들이다. 이번엔 다른 지방의 특산물을 보내셨는데 엄마는 드실 형편이 못된다. 선물 받는 분의 건강 문제이므로 이 번 것은 배달사고는 아닐 것이다.


2004년도에 첫 수필집을 냈을 때 나태주 선생님이 내게 축하의 글을 쓰셔서 한국을 방문한 어느 분께 부탁하셨다. 들고 가기 무겁지 않게 배접만 한 상태로 전해달라고 했는데, 그분이 그걸 한국에 두고 가져오지 않으셨다. 왜 그러셨나 지금도 의문이다. 6년이 지난 후 그걸 아시고 2010년에 다시 그리고 쓰셔서 내게 보내주신 일이 있다.


무척 자상하고 꼼꼼하신 분이시다. 마치 육친처럼 엄마께 잘하셨던 시인께 엄마가 지금 요양병원에 계시다고 알렸다.


“아, 어머님이 병원에 계시는군요. 참 인생이 허무하고 안타깝다는 생각입니다. 더욱 열심히 살아야겠습니다.”


조금 쓸쓸한 추석이다. 엄마는 요양병원에 계신.


#추석선물 #나태주 시인#고맙습니다#더욱 열심히 살겠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인생만사 새옹지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