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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정아 Apr 25. 2023

빚 갚기 하려다

또 빚지다


남편 선배의 부인이 작년 동창회 연말 파티 때 무얼 손에 쥐어주신다. 얼핏 보니 스타벅스 카드여서 감사합니다 인사하고 받아왔다.


내 수필집을 돈 주고 사는 사람은 드물다. 글 쓰는 이 끼리는 물물교환의 방법으로 책으로 퉁친다. 아주 친한 교회친구나 동기 몇몇이 돈 주고 산다. 가끔은 책값에 상당하는 스타벅스 카드를 준다. 스벅 카드는 연말에 선물 대용으로 많이 주고받는다. 나는 스타벅스에 잘 가지 않으므로 카드는 아들에게 남편에게 준다. 책 팔아 아들과 남편 좋은 일 시키는 사람 같다.


어떤 분은 비싼 밥을 사주시며 축하해 주기도 하니 감사하기도 미안하기도 하다. 예전엔 책이 나오면 자랑하느라 눈만 마주치면 공짜로 남발했다. 첫 책은 마구마구 뿌렸다. 다섯 번째 책이 나오니 책이 민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눈치가 보인다. 의외로 책을 싫어하는 분들이 많음을 알았다. 이젠 꼭 읽으실 분들께만 드리고 있다.


선배부인이 주신 카드를 집에 와서 펴보니 스타벅스 카드에 현찰까지 거금이 들어있어서 전화를 했다. 책에 대한 답례치고는 너무 과해서 잘못 주신 것 같다고. 그랬더니 오히려 조금이라 미안하다신다.


부담이 되어 갚아야지 하다가 해를 넘기고 자동차 정비하느라 한 달 지체되고 드디어 오늘 만나 식사대접을 했다. 나물 정식 외에 갈비나 굴비를 시키려 해도 극구 말리신다. 남아서 싸가는 것도 많은데 낭비라며.


식사대접을 받으러 오시면서 선물도 사 오셨다. 대학 동문이기도 하시니 후배 사랑이 넘치신다. 나는 이래저래 복 받은 사람이다. 7년이나 선배시면서 나보다 한참 어려 보이니 반칙! 얼굴은 일단 작고 볼일이다 ㅎㅎ


#선배님#감사합니다#보릿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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