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전에 꼭 봐야 하는 이과수 폭포

브라질.아르헨티나.파라과이 국경을 넘는다

by 손정수


브라질의 3대 명소를 꼽으라면 단연 아마존, 이과수 폭포 그리고 리우데자네이루가 뽑힌다. 죽기 전에 가봐야 할 곳으로 자주 뽑히는 이과수 폭포는 한 번 보면 절대 잊을 수 없다. 일단 세계 최대 폭포라는 이름에 걸맞게 끊임없이 쏟아내는 물을 보다 보면 누구나 숙연해진다. 관광 안내원으로 일할 때 브라질 여행 중 가장 인상 깊은 곳이 어디냐고 손님에게 물어보면 대부분 이과수, 리우데자네이루라고 하는데 그중 40대 이상은 이과수 폭포를, 20~30대는 리우데자네이루라고 말했다.


아마도 젊은 층에서는 화려하고 멋진 해변을 좋아하는 것 같고 이미 세계를 많이 다녀본 사람은 해변은 역시 해변이라는 생각에 그래도 다른 곳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이과수를 선호하는 것 같다. 이과수를 찾던 손님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분은 아흔 살도 훌쩍 넘기셨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 오신 분이다. 이 분은 평소에 온 세상을 다 다녀봤다고 자랑하시며 살았는데 그럼 브라질 이과수 폭포는 봤느냐는 주변 분의 놀림에 열 받아 손자며느리 증손자 등 온 식구를 대동하고 오셨던 대단한 분이다.


하여간 나도 예전에는 그저 덥고 물 많고 짜증 나는 곳이라고 생각되었는데 요즘에는 점점 더 그리워진다. 젠장 나도 나이를 먹고 있나 보다. 이과수 폭포를 시작하려면 먼저 지리적인 개념이 있어야겠다. 일단 우리 한인이 많이 살며 국제공항인 상파울루에서 보면 1,100km 떨어져 있다. 쉽게 설명하자면 서울->부산 왕복 거리이다. 구글에서 찾아보면 대략 나오는 이걸 굳이 말하는 이유는 "아침에 국제선으로 상파울루에 떨어지는데 잠시 물 좀 보다가 오후 비행기로 리우에 가렵니다"라고 문의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기 때문이다.


내일 저녁에 미팅이 있는데 오늘 오후에 차를 렌트해서 밤새 운전해 달려가고. 도착해서 보고 오후에 달려오면 될 것 아니냐고 생떼를 부리는 사람도 진짜로 있었다. 버스로 가면 14시간, 차로 안 쉬고 달리면 아마도 11시간에 도착할 것이다. 그런데 말이 그렇지 기름도 넣어야 하고 휴게소에 들러 화장실 다녀오고 밥 먹고 하면 절대로 제시간에 도착 못 하고 꼭 한두 시간 더 달리게 된다. 참으로 멀고도 먼 거리인데 이걸 그냥 뒷산 오르듯이 생각한 사람이 꽤 있었다.


이과수 폭포는 브라질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아르헨티나, 파라과이와 3국 접경지대에 있다. 브라질 지도를 보면 남부 Parana 주도 꾸리찌바(Curitiba)에서 시작된 물줄기가 빠라나 강과 만나서 이과수 강이 되어 파라과이, 아르헨티나까지 간다. 특히 아르헨티나 접경지대에서는 이과수 폭포로 변신하며 갈색에 가까운 물을 쏟아내는데 이 강물은 우루과이까지 연결되어 대서양까지 흘러간다. 예전에는 이 강을 따라 물자가 많이 오고 갔다고 한다.


3국이 바로 인접하다 보니 재미있는 삶을 산다. 브라질 살면서 주유하러 아르헨티나로 가고 쇼핑하러 파라과이로 넘어간다. 이과수에는 한식당이 없고 파라과이 쪽에는 몇 곳이 있는데 저녁 먹으러 국경을 넘기도 한다. 국경 넘는 것이 우리 한국 사람들에게는 생소하겠지만 이곳에서는 아주 자연스럽다.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차를 타고 다리만 넘으면 된다. 파라과이에는 쇼핑의 천국이라는 표현이 걸맞게 온 도시가 상점들로 뒤덮여 있다. 수입에 의존하는 나라라 관세가 저렴하여 가격도 싸서 좋은데 짝퉁 상품도 많다.


대다수 손님이 브라질에서 넘어가는 보따리 장사꾼이라 이들을 상대로 일하는 종업원들 또한 브라질인이다. 이과수 도시에 살면서 매일 같이 다리를 건너 파라과이 가게에서 근무하는 것이다. 다리를 건너는 것은 걸어서 하는 사람도 있고 버스를 이용하는 사람 그리고 택배 같이 오토바이를 타기도 한다. 아무리 그래도 국경초소를 통과해야 하기에 자칫 출퇴근 시간에 막히면 정말 오도 가도 못한다. 이곳을 통해 마약. 총기. 담배 등 밀수가 많기에 초소에서의 검색이 날로 복잡해지기도 한다.


여기서 잠시 휴식. 예전에 파라과이에서 구경 다하고 브라질로 돌아오는 한 단체관광버스 안. 안내원이 브라질로 넘어오고 나서야 인원 한 명 모자란 걸 알아 차린 것이다. 다행히 손님은 혼자 이곳저곳 헤매다 마침 안내원과 잘 아는 한인 가게에 들러 하소연하여다. 어찌어찌 안내원과 통화했는데 퇴근 시간이라 버스를 돌리기에는 힘들었고. 결국, 오토바이로 국제택배 받았다는 이야기가 지금까지 여행업계에서 전설처럼 내려오고 있다. 하여간 재미있는 곳이기는 하다.


이과수 폭포는 미국의 나이아가라 폭포보다는 낙차가 낮지만, 폭은 훨씬 크다. 브라질에 살기에 잘났다고 표현하는 개인 의견이 아니라 이과수와 나이아가라를 갔다 온 수백 명의 손님이 말한 것이다. 그중 한 분이 표현한 것이 가장 인상에 남는데 바로 "불쌍한 나이아가라"하고 말한 것이다. 다른 한 분의 표현에 따르면 나이아가라는 이과수와 비교하면 그냥 물줄기라고 했는데 이건 전적인 한 개인의 의견일 뿐 내 의견은 아님을 분명하게 말하고 싶다.


이과수는 전체 연장선의 길이가 2.84km로 강수량이 정상일 때 공식적으로 275개의 폭포가 보인다. 크게 브라질 편과 아르헨티나 편으로 나누어지는데 브라질 편은 웅장한 모습을 보여준다. 전체 이과수 폭포의 80% 이상이 아르헨티나 쪽에 속해 있다. 아르헨티나에서는 이과수 폭포의 위쪽과 끝쪽밖에는 볼 수가 없다. 반면 브라질에서는 브라질 쪽에 속해 있는 폭포는 물론 건너편의 아르헨티나에 속해 있는 폭포까지 100% 다 볼 수가 있다.


몇 년 전 아르헨티나 국립공원 측에서 브라질 국립공원 측과의 비공식 자리에서 "입장료는 당신들이 받고 우리 폭포를 보여주고 있으니 얼마라도 우리에게 주면 어떻겠냐"는 의사 타진을 했단다. 당근 브라질 측에서 답하길 "그럼 가리시오". 뭐 웃자고 한 소리다. 브라질은 가능하면 오전에 아르헨티나는 오후에 보면 좋은데 그래야 해를 등지고 폭포를 볼 수가 있다. 무지개란 자고로 해를 등지고 물보라가 앞에 있어야 볼 수 있는 것인데 브라질은 오전에 아르헨티나는 오후에 봐야 해를 등지고 볼 수 있다.


이과수 폭포에는 내려오는 전설이 있다. 아주 먼 옛날 이과수 강은 낙차 없이 평온히 흐르고 있었다. 강변에는 순박한 caingangues족들이 살고 있었다. 이들은 뱀 모습을 한 M’Boy 신을 믿었다. 추장의 딸 ibnobi는 제물로 바치게 되었는데. Tarobá라는 젊은이와 사랑에 빠졌다. 둘은 도망가다 이를 눈치챈 M’Boy 신은 노여움에 차 땅과 강을 흔들어 이 둘을 물에 빠져 죽게 한다. Tarobá 는 나무로 변해 폭포 위에서 있게 하고 ibnobi는 폭포 아래 바위로 변해 차디찬 물 채찍을 받게 했고 M’Boy는 이들을 항상 감시하여 서로 못 만지게 한다.


여느 전설과 같이 슬픈 사랑이 담긴 이 전설을 듣고 폭포를 보면 더욱 가슴에 와 닿는다. 이과수 폭포는 처음 스페인 선교자가 파라과이 아순시온으로 가는 길을 잃고 헤매다 발견했다. 처음에는 Santa Maria라는 이름으로 불리다 인디오 말로 이과수(Iguaçú)라고 하는데 ’I’는 물을 뜻하고 ’guaçú’는 장엄한, 웅장함을 뜻한다. 1986년에 유네스코 인류 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아르헨티나 공원에서 입장표를 사고 걸어가면 조그마한 기차를 타고 갈 수 있다. 옛날에는 이게 없어서 엄청 걸었다고 하는데 요즘에는 좋아졌다.


줄을 서서 타야 하므로 항상 시간을 잘 맞춰야 한다. 아르헨티나 편은 여러 가지 폭포를 볼 수 있다. 이곳도 폭포 바로 아래까지 가는 코스가 있다. 엄청난 양의 물을 쏟아내는 악마의 목구멍. 위에서 보면 정말 악마가 부르는 듯이 엄청난 소리가 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브라질 편은 공원에서 입장표를 사면 관광버스를 탈 수 있는 티켓도 준다. 중간 지점에서 내려서 한참을 걸으면 바로 폭포를 모두 볼 수 있다. 한 시간 안 되는 시간을 천천히 걷다 보면 마지막에 엘리베이터 전망대가 있어 쉽게 올라온다.


브라질 국립공원 안 폭포 옆에 위치한 식당 ‘Porto Canoa’는 말 그대로 카누 항이란 뜻이다. 스페인인 알바레 누녜스 까베사 데 바까라는 탐험가가 카누 타고 이과수 강을 타고 내려오다 처음으로 배를 대고 내렸던 곳에 지은 식당이다. 언뜻 보면 그냥 이과수 폭포가 보이는 전망 좋은 곳에 식당을 지었구나라고 생각하겠지만 알고 보면 이런 숨겨진 이야기가 있다. 어느 곳이든 아는 만큼 보인다라고 했던가 그냥 눈으로만 보지 말고 가이드 동행하여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여행이라 할 수 있겠다.


이과수 폭포는 한마디로 이렇게 표현할 수 있겠다. ‘자연이 만들어 내는 지상 최대의 콘서트’라고 이과수 폭포는 말 그대로 눈앞에 병풍처럼 펼쳐져 웅장한 소리로 마치 콘서트를 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중요한 사실 하나 세계 최대 폭포라고 해서 연일 물이 많을 것이로 생각하면 안 된다. 겨율이 되면 상류 지역에 비가 많이 안 오고 주변에 있는 공장지대에서 물을 끌어 모으기에 폭포 물이 확연히 줄어든다. 가끔 폭포가 아니라 거대한 바위만 보고 가는 사람들이 있는데 사기 아니냐고 항의하는 사람도 있었다. 정말로


아 그리고 이과수 폭포를 찾으면 반드시 권장하고 싶은 상품이 있다. 바로 이름도 거창한 마꾸꼬 사파리!이건 내가 해 본 것 중 최고로 재미있었다. 브라질 편 이과수 폭포를 보다 보면 보트를 타고 신나게 올라가는 장면을 볼 수 있다. 보트를 타고 이과수 물을 흠뻑 받아야 진정한 관광이라야 할 수 있다. 이것도 재미있는 게 다른 외국 관광객들을 보면 모두 수영복을 입고 물에 흠뻑 젖을 준비를 하는데. 한국 손님들은 우비에 꼭꼭 몸을 숨기고 물을 피한다.


가끔 비가 많이 오면 폭포 아래쪽에 설치된 다리가 침수되며 폐쇄된다. 난간은 분리되게 만들었는데 그 이유는 아무리 단단히 만들어도 물의 힘을 이길 수 없기 때문이다. 가끔 장마철에는 다리가 무너지기도 한다. 이런 날 관람하는 사람은 정말 멋진 장관을 보게 된다. 물이 엄청나게 불어나 평상시에는 못 보던 장면이다. 이런 장면을 보다 보면 자연 앞에서 우리 인간이 무엇인지 느껴지면 그냥 숙연해진다.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보호를 받다 보니 동식물도 많다. 공원을 걷다 보면 원숭이들이 손을 내밀며 먹을 것을 달라고 하는데 예쁘다고 주면 안 된다. 자연법칙을 따라 자기 음식을 찾아야 하고 인간이 주는 음식에 설탕이 많아 충치는 물론, 살찌는 비만 원숭이가 된다. 동네 깡패이자 무법자인 꽈찌(Quati)는 족제비 같이 생긴 놈들이 재빠르다. 무리 지어 다니며 손님들에게 호객행위를 한다. 호기심에 다가서면 사람 손에 들고 있던 먹는 것을 재빨리 낚아채 간다. 여자 손님은 가방을 강탈당하기도 한다. 이빨과 손톱이 날카로워 상처를 입기 쉽다.


브라질의 상징 이과수 폭포.. 꼭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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