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전부터 브라질 곳곳에서 메탄올 중독으로 인한 사망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상파울루 주에서만 5명이 목숨을 잃었고, 전국적으로는 11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 병원에 입원 중인 환자들도 여러 명이며, 의심 사례는 100건이 넘는다.
원래부터 술값이 저렴한 브라질에서 ‘가짜 술’이라니, 처음엔 믿기 어려웠다.사탕수수로 만든 까샤사는 한 병에 3달러도 하지 않는다. 게다가 이 나라에서는 차조차 에탄올로 달린다. 그런데도 메탄올이 섞인 술이라니, 어딘가 앞뒤가 맞지 않았다.
조사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가짜로 유통된 술은 저가 술이 아니라 중·고급 럼, 위스키, 보드카 등이었다.더 충격적인 것은, 그 술들이 팔린 곳이 허름한 노점이나 길거리 바가 아니라 도심의 중고급 식당과 바였다는 점이었다.
결국 누군가가 비싼 술을 흉내 내 가짜로 제조해 전국에 유통시켰고,그 피해가 빠르게 번지며 사망자가 늘어난 것이다. 그 여파로, 불경기 속에서도 버티던 식당가에는 다시 찬바람이 불었다. 가족들과 파티하던 사람들, 친구들과 술잔을 기울이던 이들이 사망하거나 입원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손님들이 눈에 띄게 줄었다.
주정부는 초기 수사에서 “이건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범죄 조직의 행위”라고 밝혔다. 하지만 뚜렷한 증거는 없어 시민들 사이엔 불안감만 퍼졌다.
3주간의 조사 끝에 나온 중간 발표는 참담했다.
한 바(bar)에서 판매된 술의 출처를 추적하자, 메탄올 함유량이 40%를 넘는 제품이 발견된 것이다. 이 정도 농도면 독극물이다. ‘누가 이런 걸 마시라고 만들었을까?’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더 깊이 조사해보니 실마리가 나왔다. 가짜 양조장에서 사용한 알코올은 주유소에서 사 온 에탄올이었고, 그 주유소는 더 큰 이익을 남기기 위해 에탄올보다 싼 공업용 메탄올을 몰래 섞어 판매하고 있었다.
즉, 메탄올을 섞어 판 주유소, 공업용 알코올로 술을 제조한 불법 양조장, 세금을 내지 않은 가짜 술을 판매한 업자들, 이 모두가 서로 얽힌 공범이었다.
아직 수사는 완전히 끝나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하나둘씩 퍼즐이 맞춰지고 있다.싸구려 욕심이 결국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 버린 것이다. 참으로 희한한 세상이다.
가짜 술이 사람을 죽이고, 그 가짜를 만든 사람조차 자신이 무얼 만든 건지 모른 채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