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 올림픽 성공 개최, 지우마 대통령 탄핵
세계가 열광하던 화려한 리우 올림픽이 드디어 폐막했다. 무엇을 하던 항상 느긋한 브라질은 선수촌의 완공 기간을 넘기는 바람에 선수촌 입장이 늦춰졌고, 각종 인프라 공사도 올림픽 개막 하루 전에 마무리되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그래도 멋지게 끝내며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2009년 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되었을 때만 해도 브라질은 신흥국 중 탄탄한 경제 성장을 이룩한 우등생으로 꼽히며 장밋빛이 만연하던 나라였다. 그러나 2008년 미국을 시작으로 전 세계를 휘두르던 경제 불황 여파는 브라질의 주력 사업 즉, 원자재 수출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며 2012년부터 국내 산업 전반에 불황을 가져왔고 한때 올림픽 개최 불투명이 거론되기도 했다. 역사상 최악의 경제 하락을 가져온 2015년부터 일기 시작한 극심한 국민 불만은 정치로까지 번져 전국적인 시위로 이어졌고 결국 회계부정으로 지목된 지우마 대통령 탄핵이라는 정치적 파탄이 발생했다. 더군다나 올림픽이 개최되는 리우에는 무섭게 창궐한 지카 바이러스와 치안 불안으로 인해 세계적으로 반대 여론이 많았지만 이런 우려와는 달리 리우 올림픽은 큰 문제없이 무사하게 마무리되었다. 아직 가야 할 길은 많지만, 브라질 경제도 이제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며 성장의 길로 나아가는 듯하다.
모건스탠리는 ‘신흥국 경제 5단계 사이클’이란 보고서를 통해 내년에는 전 세계적으로 국내 총생산 증가를 전망했으며, 특히 브라질을 비롯한 러시아, 인도,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들의 회복세를 전망했다. 생산성이 높은 1단계를 넘어 비효율적 배분에 따른 2단계와 조정 기간인 3단계를 거쳐 거시적 안정 단계인 4단계에 브라질이 위치해 있다며, 아직까지 브라질 정치 및 경제 상황이 불안하기는 하나 향후, 성장할 것이라 점치고 있다. 다른 경제 전문가들 또한 회복의 불씨가 살아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데, 첫 번째 이유로 정치적 안정을 꼽고 있다. 현 미쉘 테메르 대통령 체제는 지난 4개월 간 시장에 안정과 성장을 가져다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앙은행(Banco Central)에서 올 초 예상한 경제 성장률은 마이너스 3.88%였으며 내년에는 0.5% 그리고 2018년도에서야 1.6% 성장을 내다봤었다. 그러나 지난 5월 12일 테메르 대통령 권한 취임 후 바로 시장은 안정되었으며, 올해 경제 성장률은 마이너스 3.24% 내년 1.1% 그리고 2018년에는 2% 성장을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국민들이 피부로 느낄 정도의 성장세는 아직까지 멀었고, 곳곳에 전임 지우마 대통령과 노동당의 흔적이 망령처럼 남아있어 이는 풀어야 할 큰 숙제로 남아 있다.
]화려하게 끝났지만 역시나 축제 뒤에 따라오는 계산서는 무섭기만 하다. 연방정부와 리우데자네이루 주 정부는 이번 리우 올림픽을 준비하며 줄어든 세수와 비용을 감당해야만 하는데, 그 금액이 커 걸림돌이 되고 있다. 지난 2013년에 선포된 연방 특별법 12780/2013은 올림픽 관련 사업인 서비스 업계와 단체에 대한 관세, 금융세, 소득세, 사회보장세 감면 혜택을 주었는데 이 금액이 총 30억 불을 넘고 있다. 당장 올해 에만 9억 불의 세수가 줄어들기에 그렇지 않아도 만연한 재정적자인 주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지난 2009년 이후 200% 이상 올랐던 리우데자네이루의 아파트 가격도 올해 들어 최대 20%까지 가격이 하락했다. 작년 초만 해도 분양 첫 달에 50~100% 거래되던 것이 지금은 절반도 채우지 못하고 있고, 30만 불 이상의 중형 아파트는 아예 거래 성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바닥을 친 경기는 언제나 살아나듯 곳곳에서 들리던 신음도 차츰 줄어들며 성장을 위한 발돋움을 하고 있다. 비자 계열의 Cielo 카드 밴(Van)사는 작년과 비교해 올해 2분기 순수익이 13.5% 올랐는데, 이는 전체 카드 사용금액이 10% 오른 것으로 거래량이 되살아나고 있음을 의미한다.
코카콜라, 애플, 쉘 등 브라질에 진출한 100대 다국적 기업을 상대로 실시한 현 브라질 경제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52%는 긍정적 평가를 했는데, 2015년 실시한 동 설문조사에서 22%만 긍정적 평가했던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를 보인 수치이다. Quaker Chemical 의 마이클 베리 CEO는 현 브라질은 아직 어두운 터널을 다 지나온 것은 아니지만, 지우마 대통령의 권한이 정지되며 탄핵이 브라질 시장의 안정을 가져온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러한 브라질 상황에 더욱 구체적인 행동을 요구하는 운동도 있다. 재계 상위를 차지하는 ‘브라데스꼬 은행’과 ‘이따우 우니빵꼬 은행’을 필두로 한 Instituto Talento Brasil 사업단에서는 정부의 더욱 빠른 결단력과 공격적인 개혁을 요구하고 있는데 테메르 대통령은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 모든 분야의 의견과 타협을 선두로 한 민주적 개혁을 표명하며 시간이 필요함을 설파하고 있다.
이러한 어려운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는 사업자들의 노력도 대단한데, 먼저 브라질 시장에서 쓰이는 않는 단어가 바로 ‘할인’과 ‘서비스’라는 말이다. 계절마다 실시하는 할인이라는 말은 있지만, 어떤 서비스나 제품을 거래하며 흥정하는 할인은 거의 없는데 이는 정찰제가 정착된 면도 있지만, 그보다는 서비스라는 개념이 약하기 때문이다. 소비자가 왕이라는 개념조차 없는 곳이지만 왕 대접을 받으면 좋아하는 소비자들의 심리를 잘 살린 사례가 바로 브라질 최대 택시 연결 애플리케이션인 99Taxi의 변화이다. 최근 가장 많이 사용되며 기존 택시 사용자를 흡수하고 있는 우버(Uber)의 서비스에 발 빠르게 대응하며 큰 호응을 받고 있다. 99Taxi는 법으로 맞서 우버 운행을 금지하기보다는 모든 사용자에 대해 20%의 할인을 적용했고, 운전기사의 친절도를 평가할 수 있는 항목을 사용자가 점수로 평가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개선했다. 이는 우버로 발을 돌렸던 소비자들을 다시 돌아오게 하고 있다. 이런 작은 고객 감동이 바로 매출로 이어지는 브라질 경제는 이제 긴 터널을 지며 체질 개선이 시작되었고 곧 밝은 미래가 올 것이 분명하다.
이 글은 경북 프라이드 글로벌 웹진 28호에 기고한 글입니다.
http://pridegb.ngelnet.com/Pride_global_webzine/201609/contents/brow011101.ph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