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모닝 7일차
기상 시간 : 5:10 AM
누군가 그랬다. 이렇게 큰 프로젝트를 겁도 없이, 아무 준비도 없이 맡았냐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맞는 말이었다. 준비는커녕, 갑작스럽게 모든 걸 떠안게 되었고 쏟아지는 일에 잠식되어 내가 왜 이 프로젝트를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떤 방향성을 가져야 하는지, 뭘 이뤄야 하는지 조차 깨닫지 못했다. 심지어 누군가의 말처럼 이렇게 큰 프로젝트라는 것조차 자각하지 못했다. 무모했다.
이 프로젝트의 이름은 바로 육아. 어쩌자고 나는 그렇게 아무 준비도 없이 시작한 것일까. 삶을 뒤흔들고 절대로 다시는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일생의 중대한 일을 겁도 없이 '진행'해 버린 것이다.
임신 전부터 철저하게 계획을 세우고 좋은 것들을 챙겨 먹고 태교도 열심히 하고 아기를 낳으면 발달에 맞게 앞서 준비하고, 수많은 육아서를 읽고 정말이지 헌신하며 훌륭하게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을 보면 감탄을 넘어 존경에 이르렀다.
나는 지금 내 자신을 지키기도 버거운데. 한 생명을 지키고 키우고 심지어 훌륭하게 키워내야 하다는 사실에 잠식당하고 그렇게 하지 못하는 사실에 늘 괴로웠다.
'신이 있다면, 나에게 이렇게 큰 프로젝트를 맡긴 이유가 있겠지.'라는 생각은 아이를 보면서 늘 느낀다.
눈치 없고 까칠한 나와 달리, 눈치 빠르고 애교 많은 나와 반대 성향의 아이를 보면서 어쩌면 신이 나에게 준 프로젝트가 아니라 선물일까 아주 잠시, 생각해본다.
아이는 오늘도 쑥쑥 자라고, 엄마보다 더 많은 사랑을 나에게 준다. 프로젝트이던, 선물이던 겁도 없이 시작한 일이 이렇게나 시간이 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