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시작은 사소하게 지갑은 텅 비게
모든 시작은 인스타 때문이었다.
인스타로 육아를 배웠다. 각종 육아 정보와 날 것 그대로의 후기가 넘치는 인스타는 고립되어 있던 엄마들의 소통창구였다. 어느 날과 같이 피드를 훑다가 한 피드에서 멈칫했다. 작은 외국인 여자아이가 입은 블라우스 때문이었다. 우리나라에서 볼 수 없는 패턴과 디자인, 특히 초록색 카라에 데이지 꽃 자수가 새겨져 있어 눈길이 갈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예쁜 아이 옷이 있다니!"
홀린 듯이 그 피드를 따라가서 브랜드를 검색해 본 결과, 이미 솔드아웃. 지난 시즌에 판매되어 지금은 살 수 없는 옷이었다. 실망하긴 이르다. 구글 검색창에 해당 브랜드와 그 옷의 풀네임을 타이핑했다.
수량이 남아있는 한 사이트에 진입성공. 하지만 내 눈을 의심했다. 모니터를 여러 번 보아도 가격은 변하지 않았다. 12만 원. 같은 브랜드에 원피스는 20만 원이나 했다.
"저 작은 옷이 20만 원이라고?"
육아휴직으로 외벌이였던 상황에서 그렇게 비싼 아이옷은 아무리 봐도 무리였다. 너무 마음에 들지만 포기할 수밖에.
그런데 아무리 해외 브랜드라고 하지만 왜 이렇게 비싼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그때부터였다. 해외 유명 키즈브랜드를 섭렵하고 공부하기 시작했다. 누구보다 열성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