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와 엄마가 마주한 공간에서 넘쳐 나오는 사랑 에너지 덕분에 내 마음도 슬며시 데워진다.
나의 시간을 잠시 되감아본다.
나도 두 살배기 아가의 엄마였다. 우리 아가도 날 보고 방글방글 웃었을 테고 나 역시 그 순간을 눈으로, 마음으로 저장하느라 바빴을 테다. 그랬을 거다.그랬겠지?
사실 난 서투르고 투박한 엄마였다. 한마디로 매 순간 '발 동동'이었다.
정답이 없는 육아는 처음 하는 일이 유독 서툰 내겐 부담 그 자체였고, 어설픈 자아실현 욕구까지 장착한 내겐육아는 한정된 시간과 에너지를 소모해야 하는 영역 같았다.
남들보다 훨씬 많은 육아 지원군이 있었지만 난 혼자 감당해야 할 숙제라며 예민하게 굴었고, 그래서날 세운 감정을거두고 너그러운 사랑의 감정을 아가에게 아낌없이 주기까지는남들보다 많은 시간이 걸렸다.
지금 뒤돌아생각하니 그때 그 시간 나름 최선을 다한건 맞지만,걱정과 긴장을 조금 거두고 넉넉한 마음으로 무작정 사랑할걸 그랬다. 몸과 마음이 안정될 미래의 시간을 기다리기보다 함께 투닥투닥 만들어가는 시간이 어설프고 때론 고단해도 훗날 애틋하게 그리워질시간이라는 걸진작에깨닫고사랑을 더꾹꾹 눌러 담을 걸 그랬다.
"아들! 애기야! 베이비!"
"...??"
아가는 지금 어른이 되는 중이다.껌딱지였던 예전 아가였을 때는 보지 못하고 쉽게 흘려보낸 '지금' 아이의 모습이 요즘은 조금씩 보인다. 소중하고 소중하다.
지나간 시간을 수시로 되감지는 않기로 한다. 자주 뒤돌아보지 않기로 한다. 지금 꽤 괜찮은 사이인 우린 그때 아마 서로 최선을 다했을 거다.
"아들! 우리가 그래도 지금사이가 좋은 건 누가잘해서이겠지?"
"당연히 나 때문이지!"
'맞아. 우리 둘 다 처음이었지만 아들이 훨씬 의연하고 잘해왔어.'
어제보다 오늘을 더 사랑하고, 내일엔 더더 사랑할 거다. 사랑을 전하는 형식은 달라지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