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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ErA Jun 25. 2023

꾹꾹 눌러 담은 사랑 한 스푼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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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살배기 아가가 생글생글 웃는다.

아가 얼굴을 마주한 엄마는 세상을 다 가진 표정이다.

아가와 엄마가 마주한 공간에서  나오는 사랑 에너지 덕분에 내 마음도 슬며시 데워진다.


나의 시간을 잠시 되감아본다.

나도 두 살배기 아가의 엄마였다. 우리 아가도 날 보고 방글방글 웃었을 테고 나 역시 그 순간을 눈으로, 마음으로 저장하느라 바빴을 테다. 그랬을 거다. 그랬겠지?


사실 난 서투르고 투박한 엄마였다. 한마디로 매 순간 '발 동동'이었다.


답이 없는 육아는 처음 하는 일이 유독 서툰 내겐 부담 그 자체였고, 어설픈 자아실현 욕구까지 장착한 내겐 육아는 한정된 시간과 에너지를 소모해야 하는 영역 같았다.


남들보다 훨씬 많은 육아 지원군이 있었지만 난 혼자 감당해야 할 숙제라며 예민하게 굴었, 그래서 날 세운 감정을 거두고 너그러운 사랑의 감정을 가에게 아낌없이 주기까지 남들보다 많은 시간이 걸렸다.


지금 뒤돌아생각하니 그때 그 시간 나름 최선을 다한건 지만, 걱정과 긴장을 조금 거두고 넉한 마음으로 무작정 사랑할걸 그랬다. 몸과 마음이 안정될 미래의 시간을 기다리기보다 투닥투닥 만들어가는 시간이 어설프고 때론 고단해도 애틋하게 그리워 시간이라는 걸 진작에 깨닫고 사랑을 더 꾹꾹 눌러 담을 걸 그랬다.


"아들! 애기야! 베이비!"

"...??"


아가는 지금  어른이 되 중이다. 껌딱지였던 예전 아가였을  때는 보지 못하고 쉽게 흘려보낸 '지금' 아이의 모습이 요즘은 조금씩 보인다. 소중하고 중하다.


지나간 시간을 수시로 되감지 않기로 한다. 자주 뒤돌아보지 않기로 한다. 지금 꽤 괜찮은 사이인 우린 그때 아마 서로 최선을 다했을 거다.


"아들! 리가 그래도 지금 사이가 좋은 건 누가 잘해서이겠지?"

"당연히 나 때문이지!"


'맞아. 우리 둘 다 처음이었지만 아들이 훨씬 의연하고 잘해왔어.'


어제보다 오늘을 더 사랑하고, 내일엔 더더 사랑할 거다. 사랑을 전하는 형식은 달라지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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