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들이 반짝반짝하다. 날것의 아이디어들이 마구 튀어나와 누군가는 이를 정신없이 주워 담아야 한다. 진지하다가도 깔깔거리고, 하나의 소재에 몰입하다 또 다른 이야깃거리로 금세 옮겨간다.
우리는 글 쓰는 창작크루다. 이 세상에서 나오는 창작물에 우리 글이 더해질 때 더욱 빛이 난다고 생각하는 뻔뻔한 작자들이다. 가사 없는 리듬에 찰떡으로 맞는 가사가 붙을 때 그 노래가 더 돋보이는 것처럼 말이다. 우리의 계획은 끝이 없다. 원대하다. 여러 형태의 컬래버레이션 요청이 몰려온다면 이 모두를 어떻게 완벽하고 신나게 해낼 수 있을지를 벌써부터 고민하는 망상가들이다.
첫 번째 프로젝트였던 8번가 갤러리 작가들과의 컬래버레이션 이후 우리는 미니 프로젝트를 계획했다. 성북동비둘기 극단으로부터 <메디아 온 미디어> 공연을 관람하게 될 기회를 얻었고, 우리는 이를 그냥 흘려버리지 않았다. 새로운 크루가 들어와 새로운 색을 입혔다. 애초부터 카멜레온이기를 원했던 우리는 이러한 변화에 이미 들떠있었다.
그리스 신화를 바탕으로 한 고전 비극을 요즘의 다양한 미디어 채널을 이용해 새로운 연극 형식으로 풀어낸다고? 이 정도면 충분하다. 우리의 글 창작 욕구를 자극하기에 말이다.
하나의 노래에 여러 개의 가사가 달려도 그 노래의 정체성이 달라지지 않듯이 이 공연에 대한 우리 시선을 담은 글도 그랬다. 여러 개의 시선을 통해 이 공연의 수많은 감상 통로 여러 개를 확보한 셈이다. 그럼 이제 서로 다른 네 개의 시선을 소개하려 한다.
(극단으로부터 본 공연의 초대권을 받아 네 명의 크루별 시선대로 자유롭게 쓴 글입니다.)
극단 성북동비둘기 <메디아 온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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