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llar is King

외환 전문기자와 장 보기 9탄

by yErA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 테마는 고물가와 경기침체 리스크다.

이런 상황에서 글로벌 외환시장 테마는 '강달러'다.


전 세계적으로 물가가 치솟는 상황에서 주요 국가들은 물가를 잡기 위해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하는 충격요법을 단행하고 있다. 이전에는 정책금리를 0.25% 올리는 게 당연했지만, 요즘은 캐나다처럼 한 번에 1%를 올리는 일도 현실화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달에 사상 처음으로 0.5%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이번 달 말에 1%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이렇게 이례적으로 금리를 서둘러 올려야 하는 이유는 앞서 말한 대로 미쳐 날뛰는 물가를 잡기 위함이다.


6월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9.1%로 1981년 이후 최고였다. 사실 멀리 갈 것도 없다. 우리나라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전년비 6%로 1998년 이후 가장 높았다. 우크라이나-러시아 간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위험에 그대로 노출된 유럽은 말할 것도 없다. 유럽의 경우 현재와 같은 에너지 부족이 지속된다면 경기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전망이 여기저기서 튀어나오고 있다.


물가 안정을 위해 서둘러 금리를 인상하면 경제는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경기를 잠시 포기하고서라도 금리를 빨리 올려 물가를 잡는 게 경제 전체를 생각할 때 더 낫다는 판단이 지배적이다.


이런 가운데 강달러 시대가 제대로 도래했다. 달러 가치는 달러지수 기준으로 20년 만의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다른 국가에 비해 미국이 가장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미국 경제가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달러 강세를 이끌고 있다. 그리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촉발된 신냉전 시대에서 안전자산과 통화로 간주되는 달러 수요가 늘어난 점도 있다.


국제 외환시장에서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통화가 있다. 유로다.

유로/달러가 2002년 이후 처음으로 1달러 아래로 하락해 끝없이 추락 중이기 때문이다. 이유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급등과 이로 인한 경기침체 우려 때문이다. 지금 당장 유로/달러 바닥을 자신 있게 전망하는 곳은 드물다.


다음은 엔이다. 달러/엔은 199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급등했다. 일본은 막대한 돈을 시중에 공급하는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데 그렇다 보니 현재 공격적으로 돈을 거둬들이는 여타 다른 국가와의 통화정책 차이가 엔저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다시 말하면 일본은 제로 금리지만 다른 국가들은 금리를 빨리 올려 이로 인해 발생하는 금리차 때문에 엔저는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일본의 초완화 정책 때문에 정부 부채는 급증하고 재정수지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이에 일본 자산에 대한 매력도는 커질 수가 없다.


다른 통화에 비해서는 얌전하지만 위안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강력한 코로나 대응 조치와 경기 부양 정책을 함께 실시하고 있는 중국 정부는 긴축적인 통화정책에서는 한발 물러서 있다. 미국과 통화정책 차별화 국면에서 중국이 경기 연착륙을 성공시킬지를 두고 시장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우리나라를 보자. 달러/원 환율은 2009년 이후 최고치인 1310원대로 올랐다.

환율 수준 자체는 과거 위기를 연상시키지만 위기 척도인 달러 유동성 사정은 여전히 양호하다.

물론 국내 증시에서 외인 자금이 이탈한 데다 올해 상반기 무역수지는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하고, 아울러 해외투자 확대 추세는 이어져 달러 사정은 이전보다 빡빡해졌다. 하지만 외국인들의 국내 채권투자는 지속되고 있어 가장 중요한 달러를 빌려주고 빌리는 외화자금시장에서는 별다른 이상 징후가 없다.


하지만 강달러 시대에서 외환시장 내부적인 긴장감은 크다.

미국의 고강도 통화긴축 기조에서의 달러 강세, 글로벌 경기침체 여건에서의 달러 강세가 복합적으로 몰려온다면 국내 외환시장은 더 크게 압박받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 보니 달러/원 환율이 앞으로 가파르게 오를 리스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Dollar is King'

현 상황을 위기로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지만, 앞으로 닥칠 파고에 대한 대비는 분명 필요해 보이는 시기다.


(그래프 출처 Refinitive)


keyword
작가의 이전글환율 1300원대 시대.. 시장 한번 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