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환율 계속 오를까요?

외환 전문기자와 장보기

by yErA

달러/원 환율이 1400원대로 더 올랐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 환율로 2009년 3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올해 2월 1200원대로 상승한 환율이 6월에는 1300원, 그리고 9월에 1400원대로 올랐습니다. 환율 레벨이 높아질수록 상승 속도가 빨라지고 있습니다.


환율이 위기 영역으로 진입한 것이냐고요? 그건 아닙니다.

단적인 예를 하나 들면 국가나 기업의 부도가 날 경우를 대비한 보험료 수수료 성격인 신용부도스왑(CDS) 프리미엄은 2009년 470bp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44bp 수준으로 비교할 바가 아닙니다. 달러 사정 여전히 괜찮습니다.


그런데 환율은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달러 독주시대이기 때문입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이달 정책회의 회의에서 세 번 연속으로 정책금리를 0.75% p 올린 것까지는 괜찮았습니다. 시장이 이미 예상했으니까요.

하지만 연준은 시장을 다시 또 놀라게 했습니다. 앞으로도 금리를 더 많이, 더 빨리 올리고 그런 다음에도 고금리를 유지할 것이라고 했기 때문입니다. 미국도 예상보다 물가가 잘 잡히지 않아 이런 결정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연준의 물가 상승률 목표치는 2%입니다. 하지만 미국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8.3%로 최근 상승률이 조금 둔화됐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입니다. 이에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물가 상승률이 연준 목표치(2%)로 내려가고 있다고 매우 확신하기 전까지는 금리 인하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결국 물가가 제대로 꺾이지 않는다면 고금리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의미입니다. 또한 파월 의장은 물가를 잡는 과정에서 경기침체 가능성도 내비쳤습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전쟁이 예상보다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에너지 위기에 따른 고물가, 이로 인한 고금리가 장기화되는 어려운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큽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달러는 고공행진입니다. 달러 가치는 20년 최고치로 치솟았고, 이 외 통화들 가치는 급락했습니다. 유로화 가치는 20년, 엔화는 24년, 파운드화는 37년 만의 가장 낮은 수치로 떨어졌습니다. 원화에 많은 영향을 주는 위안 가치는 2년 최저치로 내렸습니다. 이런 가운데 원화 가치가 13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한 것은 어쩔 수없다는 생각도 듭니다. '킹 달러' 시대도 그렇고 미국과 달리 돈 풀기 정책을 고수 중인 일본과 중국 사이에 낀 원화는 이래저래 약세 압력을 더 받고 있습니다.


경기침체를 감수하더라도 고물가 잡기에 팔을 걷어 부친 주요국 중앙은행 때문에 투자심리는 급격하게 얼어붙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상대적으로 더 공격적인 미국의 금리 인상과 경기침체 우려가 촉발한 위험회피 심리는 달러를 계속해서 강세 쪽으로 내몰고 있습니다.


이번 주 국제 외환시장의 가장 큰 화두는 엔화 가치를 방어하기 위한 일본은행(BOJ)의 시장 개입이었습니다.

엔화 가치가 속절없이 하락하자 일본 정부와 BOJ가 1998년 6월 이후 처음으로 달러를 매도하고 엔화를 매수해 엔화 가치를 떠받쳤습니다.


얼마 전만 하더라도 환율 전쟁에 대한 관심이 높았습니다. 자국 경제, 즉 수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자국 통화 약세를 유도하려는 정책에 대해서 말입니다. 2019년 위안화가 약세 압력을 확대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세상이 달라졌습니다. '킹 달러'로 인해 주요 통화 가치가 급락하자 자국의 통화 가치를 방어하려는 역환율 전쟁에 나선 것입니다. 연준이 금리를 인상한 다음 날 영국, 스위스, 노르웨이, 대만,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13개 국가가 일제히 금리를 높여 역환율 전쟁을 알렸고, 앞서 말한 대로 BOJ는 시장 개입으로 대응했고,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입니다.


물가가 제대로 잡히기 전까지 미국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은 이어질 테고 동절기가 다가올수록 유럽 에너지 위험은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전 세계 경제의 버퍼 역할을 했던 중국 경제도 최근 부진해 이렇다 할 구원투수를 찾기 힘든 상황입니다.


주요국들이 역환율 전쟁에 휩쓸려 고군분투하겠지만 달러 독주를 막을 만한 재료가 보이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달러/원 환율은 더 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어쩔 수 없습니다.


시장 참가자들은 1500원까지 레벨을 높여 잡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정도면 환율이 막히겠지'라는 소위 말하는 저항 레벨이 딱히 형성돼있지 않습니다. 대외 불확실성이 너무 크고 그 파장도 너무 크기 때문입니다. 연말까지 이러한 환율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이렇다 할 대외 반전이 없다면 아직 환율은 갈 길은 더 많이 남은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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