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yErA May 12. 2023

낯선 초대장

방으로의 초대

사람마다 각자 마음속에는 여러 개의 방이 있을 겁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여기저기를 다니고, 이것저것을 듣고, 이런저런 사람들을 만나는 번잡하고 분주한 일상에서도

저는 수시로 외부 세계와 단절되기도, 단절을 선택하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마음 안에 여러 개의 방을 만들고, 허물고, 그리고 때론 거기로 도망칩니다.


그 수많은 마음의 방들 가운데 제가 유독 높은 벽을 세우고 꼭꼭 숨어드는 곳이 있습니다. 그곳은 제가 '현재' 시점에 초점을 맞추며 '현재'를 최대한 덤덤하고 무심하게 살기 위한 일종의 도피처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곳에서 저는 한동안 갇혀 감정을 바싹 메말립니다. 그러다 살짝 그 방을 나와 주위를 관찰하고, 다시금 열심히 도망칩니다. 그러다 어느 정도 감정의 면역이 생겼다 싶으면 다시 연결을 시도합니다.


저와는 확연히 다른 곳에 인생시계 바늘이 위치해 있고, 저와는 확연히 다른 속도로 인생시계가 작동하는 한 사람을 멀찍이 바라보면서 말입니다.


그의 단절과 고립을 관찰합니다. 그러다 감당하기 힘든 허무한 감정이 몰려올 때면 그를 두고 차갑게 돌아섭니다. 그러다, 가끔 살짝 마음을 열어 그의 삶의 조각들을 제 맘대로 이어 붙여보기도 합니다. 철저하게 이기적이고, 일방적으로 말입니다.


결코 가벼울 수 없는 무거운 감정을 담아 제 마음의 방으로 당신을 초대합니다.         


다음 글은 1화. 단절의 방: 시간의 무중력

(앞으로 연재할 4개의 글은 독립서점 독서관(https://www.instagram.com/dokseogwan/)의 일요작가로서 연재한 글입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