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따스한 바람에
어느새 벌써 봄이 오는구나
싶다가도 거짓말처럼
다시금 쌀쌀한 날씨에 몸이 움츠려진다.
분명 어제는 완벽하진 않아도
만족스러운 하루였는데
오늘은 왠지 역할을 다하지 못한 것 같아
무거운 바깥공기만큼이나
한없이 가라앉는 느낌이다.
밖이 유난히도 춥게 느껴지는 것 보니
나를 시기하는 사람들이 꽤 많은가 보다.
한낱 바람에 흔들릴지언정 무너지지 말자
조금 더 단단한 마음을 가지리라
매일 다짐하지만 스치듯 지나간 생각조차
끝없는 고뇌가 되어 나를 묶어버린다.
그럼에도 날은 풀리겠지.
차갑고 무거운 공기 속에 움츠리지만
어느 날에는 또 그런 거짓말을 핑계로
온기를 가득 담은 바람이 불어오겠지.
바람 한 점 없는 매서운 땡볕이지만
그 해 여름에는 여느 때처럼
나는 다시 한 껏 상기된 얼굴이겠지.
그러니 이런 변덕스럼움을 탓하지 말자
돌아오는 봄에는 움츠려든 마음만큼
더 진하고 깊은 향을 내는 꽃을 피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