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번째. 나에 대해 알아가기
나는 기회를 놓치게 되는 것이 무섭다. 후회하기 싫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회만 생기면 일단 잡고 본다. 어쩌면 내가 회사를 쉽게 선택하고 쉽게 그만두는 근본적인 원인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에 가게 될 곳도 그랬다. 내가 지금까지 해온 직무와는 다르지만 연관이 아예 없지는 않았던, 바로 직무와 연관된 기술을 '가르치는' 일이었다.
'아직 한참 부족한 내가 다른 사람들을 가르친다고?'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는 솔직히 자신 없었다. 내 코가 석잔데 누굴 가르치나 싶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새로운 일을 해볼 수 있는 기회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주제가 뭐가 됐건 언젠가 강연 활동을 하는 것이 꿈이기도 했던 나는 미리 연습하는 셈 치자고 나를 다독이며 새로운 일을 시작하게 됐다. 그리고 또 하나, 이 선택에 크게 작용한 부분은 내가 가르칠 대상이 비전공자들이라는 것이었다. 나와 같은 길을 가려는 사람들. 내가 겪은 수많은 시행착오와 삽질을 그들이 조금이라도 '덜'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막상 일은 시작했지만, 내가 아는 것을 남에게 가르친다는 것은 상상 이상으로 힘들었다. 하나를 가르치려면 내가 열을 알아야 했다. 나는 매일 수업이 끝나면 몇 시간이고 남아 다음 수업을 준비했다. '이 정도면 됐겠지' 해도 막상 수업을 하면 늘 부족했다. 나는 더 열심히 공부하며 준비했다. 수업 이외에도 그들이 원하는 길을 찾을 수 있도록 틈틈이 이력서와 자소서를 봐주고, 업계에 관한 정보와 생각보다 다양한 직무에 대해 설명해주었다. 그렇게 3개월이 조금 넘는 시간을 강사로서 보냈다. 안 끝날 것 같았던 커리큘럼은 어느덧 막바지에 다다랐고, 학생들은 수료증을 받았다.
가르친 것 이상으로 내가 더 많이 배웠다고 느낀다. 기본적으로 내가 사용하던 기술에 대한 이론 등을 머릿속에서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었고, 내가 앞으로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외에도 자잘한 깨달음이 많았다. 그중 가장 큰 깨달음은 나는 일할 때 말을 많이 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 그냥 조용히 나만의 공간에서 내 작업물을 만드는 것을 더 선호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강의는 일단 이번 한 번으로 만족하기로 하고, 다시 현장 업무로 돌아가기로 결심했다.
지식을 전달해야 하는 강의는 힘들었지만, 가끔씩 비전공자로서 지금의 일을 하게 되기까지의 나의 경험들을 공유하는 시간들은 꽤 즐거웠다. 그래서 강연가의 꿈은 계속 유지하기로 했다. 그때까지 다른 사람에게 도움 될 수 있는 경험들을 더 많이 쌓아야지. 이렇게 나 자신에 대해 하나 더 알아가는 것으로 학생들을 위해 노력했던 시간이 결과적으로 나에게 더 큰 도움이 되어 돌아왔다는 생각이다.
여전히 나는 새로운 기회가 오면 또 잡을 것이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다 해볼 것이다. 어떻게 보면 시간 낭비일 수도 있지만, 나는 이런 내가 좋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내 인생이 즐겁다.
이직요정, 다음엔 어디로 튀어갈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