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요정의 『퇴사이야기』 9 [완]

에필로그

by 이직요정

퇴사를 할 때마다 마음이 편하지는 않았다.


‘남들은 다 참고 다니는데 나는 왜 이럴까?’


늘 마음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는 의문이었고, 나는 항상 합리화의 근거를 찾아야 했다. 어쩌면 이 글도 합리화의 일환으로 시작했던 걸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지금까지의 퇴사 이야기들을 글로 정리하며 한 가지는 확실해졌다.


참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부당함을 참지 않고, 내면의 소리를 무시하지 않은 결과로 나는 지금 더 나은 직장에서, 더 좋은 조건으로 일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꽤 만족스러워서 당분간은 열심히 다닐 예정이다.


'이직요정' 탄생 비화


불행인지 다행인지, 내 주변에는 잔소리나 싫은 소리를 하는 사람이 없다. 내가 퇴사를 하거나 이직에 대한 계획을 말하면 “어쩌려고 그래...”라고 말하는 사람보다 “이번엔 또 어떤 곳인데?”라며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 더 많다. 심지어 "괜찮은 곳이 있는데 면접 보지 않을래?"라며 이직을 종용(?) 하는 자도 있다.


간혹 누군가는 묻는다. 직장을 그렇게 자주 바꾸는데 면접 볼 때 싫은 소리는 듣지 않냐고. 물론 들어봤다. 하지만 몇 개의 에피소드를 들려주면 대부분 금방 고개를 끄덕이며 더 이상 나에게서 문제를 찾지 않는다. 개중에 끝까지 나의 자질을 탓하듯이 말하기에 참다못해 말한 적이 있다.


몇몇 면접관들의 문제는 면접자가 다녔던 회사들에 대한 정보와 사실은 배제한 채 모든 잘못과 책임이 면접자에게 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회사가 직원에게 잘하면 직원은 나가라고 해도 안 나갑니다.
많은 대표들이 간과하고 있는 사실인데 대표님은 잘 아시니 제가 멀쩡한 회사를 다녔을 거라 생각하고 저에게 이렇게 말씀하시는 거겠죠?
저도 제대로 된 회사에 들어가서 좀 오래오래 다니는 것이 꿈입니다.


내 이력서를 봤던 많은 인사 담당자들은 내가 한 직장에서 1년을 넘겨본 적이 없다는 것을 알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중 몇몇은 나를 채용했다. 나도 그럴 때마다 묻는다. 왜 나를 뽑았냐고. 대부분 '다양한 경험을 높게 샀기 때문'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누군가에게는 내가 꾸준하지 못한 직원일 수도 있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겐 다양한 경험을 가진 직원이 될 수도 있다. 즉, 내가 이 회사에서 거절당했다고 해서 다음 회사에서도 거절당하리라는 법은 없다는 것이다. 어딘가엔 분명 나의 경험과 경력, 또는 성향을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 물론 짧은 경력을 다양한 경험으로 만들 수 있었던 배경에는 나의 노력도 들어가 있다. 한 직장에서 (길면 10개월 정도) 있는 동안, 하나 이상의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기여도 또한 높았다. 그래서 내가 참여했던 모든 프로젝트에 관한 포트폴리오를 알차게 만들 수 있었던 것이 이직요정으로의 발판이 되지 않았나 싶다.


나는 꽤 내 멋대로 인생을 살아왔고, 지금도 그렇게 살고 있고, 앞으로도 크게 변하지는 않을 것 같다. 아직 내 인생의 결과는 안 나왔지만, 과정 자체는 즐겁다. 나는 과정과 결과를 두고 봤을 때, 둘 다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지금의 방식에 만족한다. 해보고 싶은 것들은 이것저것 도전해보고, 아니다 싶으면 휙 때려치우는 나를 보며 누구라도 옳다 그르다를 말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저 다양한 삶의 방식 중 하나일 뿐이지 않은가. 나의 이야기가 누군가에게는 불편할 수도 있을 테지만, 그냥 이런 생각을 가지고 이렇게 사는 사람도 있구나 하며 가볍게 넘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직요정의 『퇴사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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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직요정이라는 새로운 별칭도 만든 마당에 뭔가 더 글을 쓰고 싶어서 생각한 것이 [이직/전직의 과정]입니다. 글에서는 너무 쉽게 휙휙 직장을 바꿔 댄 것 같지만 첫 직장을 잡는 과정도 참 힘들었고, 세 번째, 네 번째 회사를 가기까지의 텀도 생각보다 길었습니다(초조함과 마음고생은 덤). 『퇴사 이야기』는 아무래도 퇴사가 주제이다 보니 생략된 중간 과정도 많고 재미 위주였다면, 이번에는 구직자들에게 조금 더 도움이 되는 이야기였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이직요정의 『이직 이야기』 곧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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