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요정의 백수인생』
백수 생활 초반엔 그랬다.
'마음만 먹으면 취직이야 쉽지, 난 자발적 백수야. 어차피 곧 다시 취직할 거니까.'
그리고 9개월 차 백수, 이쯤 되면 비자발적 백수로 봐도 무방한 거 아닌가.
'아니야, 취직 못하는 거 아니야. 안 하는 거야."
한국에 비해 월급이 낮아 취직을 안 하는 거라고 박박 우겨봐도, 결국 백수 하기 싫은데 어쩔 수 없이 백수를 하고 있다는 뜻이니 비자발적 백수가 맞네.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사실 비자발적 백수든, 자발적 백수든 이제 별 감흥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백수 생활에 익숙해져 버렸다는 것이 팩트다.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어차피 '백수'로 끝나는 건 똑같은데.
백수 생활에 불안감을 느낄 때엔 이런저런 탓도 참 많이 했다.
나라 탓, 사회 탓, 경제 탓, 회사 탓, 환경 탓, 네 탓, 내 탓.
알고는 있었다. 누구의 탓도 아니라는 것을.
스스로 위안하고자 원망의 대상이 필요했다. 그 대상이 나일지라도 말이다.
결과적으로 그런 행동은 아무 도움도 되지 않았고, 다행스럽게 그 사실을 깨달았다.
탓하는 것을 멈추고, 나의 현실을 인정하고 나니 상황이 조금씩 다르게 보이기 시작한다.
네 탓도, 내 탓도 아니다.
자발적 백수도 맞고, 비자발적 백수도 맞다.
이렇게 인정했다고 해서 상황이 나아진 것은 아니다. 여전히 많은 것들이, 나의 미래를 포함해서 불안하다.
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목표를 이루겠다는 열정이 잔잔히 차오른다.
'그래, 나 취직 못해서 아홉 달째 뒹굴거리는 백수다.
근데 내가 직업이 없지, 꿈이 없나!?
돈은 꼭 직장이 있어야만 벌 수 있는 것도 아니라고.
할 수 없다고, 할 줄 모른다고만 하지 말고 일단 해보자.
뭘 잘할 수 있는지는 일단 해봐야 아는 거니까!'
아, 이직요정의 목표가 뭐냐고요?
부와 명예입니다 ^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