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담당자들은 생각 이상으로 무자비하다
자기소개서, 증오의 그 이름
자기소개서는 너무 어려워. 취업 초보들은 말할 것도 없고, 나름 수십 장의 자기소개서를 써봤다고 하는 사람들에게도 자기소개서는 막막한 존재지. 심지어 서류 광탈을 했어도 그 이유가 무엇인지 알 길이 없고, 설사 그 이유가 자기소개서라고 하더라도 어떤 부분이 별로인지 나아가 별로인 부분은 어떻게 수정하면 좋을지 누구 하나 제대로 알려주는 사람이 없어서 답답하기만 했을 거야.
그래서 오늘은 치준 오빠가 취준생들이 가장 많이 범하는 실수 5가지를 뽑아봤어. 지금부터 내가 알려주는 5가지의 실수만이라도 하지 않으면, 평타 치는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수 있을 거라고 믿어도 무방해. 이 말인즉슨 취준생 대부분이 이러한 실수를 많이 하기 때문에 이것만 안 해도 설득력 있는 자기소개서를 만들 수 있다는 말이지.
첫 번째, 듣고 싶은 말은 하지 않는다.
자기소개서의 각 문항에는 숨은 의도가 있고, 이러한 의도가 무엇인지 파악한 후 이에 적합한 내용을 작성해야 해. 지원동기 문항은 지원 직무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를 경험을 중점적으로 작성해야 하고, 입사 후 포부 문항은 지원자의 어떤 능력을 어떻게 발전시켜 어떤 성과를 낼 것인가를 구체적으로 작성해야 한다는 거지. 서류전형에서 탈락하는 자기소개서 대부분은 질문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하고, 본인의 스펙을 자랑한다거나, 막연한 기업의 동경을 표현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아.
두 번째, 근거 없는 열정만 가득하다.
자기소개서는 우리 회사에 적합한 인재를 찾아내는 수단이야. 취준생 역시 이를 모르지 않을 거고. 그렇기 때문에 모든 자기소개서는 ‘제가 바로 이 기업에 필요한 인재입니다. 뽑아 주신다면 열심히 하겠습니다’라는 내용으로 수렴해. 그러나 이러한 주장에도 논리적이고 객관적인 근거가 필요한데, 이것을 이른바 직무 경험이라고 말하지. 직무 경험은 말 그대로 지원 직무에 필요한 핵심역량을 체득할 수 있었던 경험을 뜻하지. 다시 말해 내가 이 기업에 필요한 인재임을 직무 경험을 근거로 증명해야 한다는 거야.
세 번째, 과정 없는 결과는 논리적이지 않다.
앞서 언급한 내용의 확장으로 탈락하는 자기소개서는 어떤 경험을 이야기할 때 과정보다 결과에 치우친다는 거야. 설사 그 결과가 나름의 성과라 할지라도 말이지. 그 이유는 어떤 성과라는 결과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여(혹은 아예 없어서) 성과 그 자체의 신뢰도가 떨어지기 때문이야. 따라서 나의 성과가 진정한 빛을 내기 위해선 성과를 내기 위해 지원자 본인이 어떤 계획을 세웠는지, 팀을 이루어 공동의 목표를 위해 노력한 경험이라면 나의 역할이 무엇이었는지, 실행 도중 예상치 못한 문제에 부딪혔을 때 어떻게 극복을 했는지 그리고 해당 경험을 통해 배운 점이 무엇인지를 상세히 서술하는 게 중요해.
네 번째, 본인이 쓰고도 무슨 말인지 모른다.
내가 쓴 글을 내가 알지 못한다면, 과연 제삼자가 그 글을 읽었을 때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까? 간단한 메모를 통해 생각을 정리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면 보다 전달해야 할 메시지가 명확해져서 쓰는 도중에 오는 현타(?)를 방지할 수 있어. 문항 의도는 무엇인지, 해당 문항에 적합한 경험은 무엇이 있는지 간략히 적어두는 것만으로도 큰 효과를 볼 수 있지.
다섯 번째, 나만의 표현이 하나도 없다.
예를 들어, 지원 기업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인재상을 그대로 쓴다든지, 자기소개서 문항에 나온 키워드의 표면적인 의미만 생각하는 걸 말해. 나만의 표현이 하나도 없는 자기소개서는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글쓴이의 진정성을 의심하게 만들지. 따라서 우리는 문항의 핵심이 되는 키워드를 나만의 표현으로 정의해야 해. 예를 들어, GS리테일의 자기소개서에는 ‘정직함에 대하여’라는 문항이 있는데, 이때 정직함이란 키워드의 사전적 의미만 생각하거나 명시돼있는 GS리테일의 인재상만 생각하지 말고, 자신에게 정직함이란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남들과 차별화하여 정의하는 게 필요하는 말이야.